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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노 May 09. 2020

블로그가 저품질에 걸려버렸다

생각의 전환

2년 동안 키우던 블로그가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 전에 다니던 블로그 마케팅 회사에 빌려주게 되었고 새로 블로그를 만들어서 3개월 넘게 활동하는 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로그를 보는데 방문자수가 반토막이 나있었다. 


설마.. 이게 말로만 듣던 저품질...?


유입경로를 들어가서 보는데 보통이라면 모바일 통합검색을 들어오는 검색량이 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통합검색으로 들어오는 게 쥐꼬리만큼으로 줄고 다음 검색으로 들어오는 것이 70프로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저품질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체크해 볼 수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유입경로를 보는 것이다. 보통은 네이버 모바일 통합검색으로 많이 들어오며 다음으로 유입되는 건 적은 것을 볼 수가 있는데 그게 반대로 뒤집힌 것을 보면 저품질인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왜 저품질에 걸리면 다음으로 많은 유입이 되는 건지는 알 수는 없지만 다음을 싫어하진 않지만 검색 유입의 대부분이 다음인 것을 보면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두 번째로 저품질 확인하는 방법은 평소에 노출되어 있던 포스팅이 누락되어서 아예 보이지 않거나 완전 뒤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포스팅 제목의 전체를 드래그 복사해서 통합검색창에 그대로 검색해서 뜨지 않으면 저품질인 것이다. 보통은 첫 번째에 떠야 정상인 블로그다. 그렇게 해서 포스팅 10개 정도를 확인했는데 단 1개도 뜨지 않았고 웹사이트로만 뜰 뿐이었다. 


명백한 블로그 저품질이구나.. 하... 


3개월 정도밖에 안된 블로그였지만 꽤 정성 들여서 포스팅했고 애정을 가지고 있던 블로그인데 하루아침에 저품질에 걸려서 내가 쓴 글이 노출이 되지 않는다니 상실감이 컸다.


저품질은 무슨 기준으로 먹여버리는지...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가 저품질에 걸려 버린 건 정말 슬픈 상황이긴 하지만 이제 1일1포스팅의 노예에서 벗어나니 부담감이 덜어지고 그만큼의 시간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나는 퇴근을 하고 자기 전까지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한다. 물론 항상 열심히 산다고 자부할 순 없다. 내 하루의 일과 중 하나는 '쇼핑몰에서 사지도 않을 옷 보면서 뒹굴거리기'다. 마냥 뒹굴거리고 있을 수는 없어서 조금이라도 뜻깊은 일을 하고자 발버둥을 친다고 계획한 것이 인스타툰을 연재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고 블로그를 하는 일이었는데 이 세 가지를 모두 하려니 벅차긴 했다. 한 가지만 꾸준히 하기도 힘든데 여가 시간을 이렇게 보내니 시간에 너무 쫓기기도 했으며 포스팅을 하지 못한 날에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블로그가 없어져버렸으니 섭섭하면서도 시원했다고나 할까. 솔직히 말하면 저품질에 걸린 것을 확인하고 하루 정도만 우울했지 그다음부터는 속 시원했다. 시간이 늘었으니 말이다.


저품질 걸리기 전에도 안 하면 그만이었는데 이상하게 놓지를 못했다. 꾸준히 오르는 방문자수와 1일 1포스팅을 지키지 못하면 절대 블로그를 키울 수 없다는 속설까지 들으니 아쉬워서 놓지 못한 일중 하나였다. 근데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이 놓아버리게 되었고, 내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그 시간에 그림에 더 집중하거나 브런치에 글을 더 쓸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이득인 것 같다. 이게 바로 생각의 전환이네.


생각의 전환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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