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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종훈 Sep 22. 2019

다시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27살부터 1차 직업 이외 많은 일을 추가로 하며 살아왔습니다. 회화 작품을 그리는 일,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사진 작업, 여행작가, 여행프로그램 진행 등 근사해 보이는 일 외에도 대작 작가, 레크리에이션 진행자, 상업시설 벽화, 영화, TV 보조출연 및 스탭 등 몸이 4-5개 이상이라도 힘든 일을 지금까지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안정적인 직업을 얻게 되어 다행이었지만, 조금 더 생긴 시간은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7년동안 하루에 잠을 4시간 이상 잔 날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치열한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도전과 꿈의 실현으로 보이고 싶은 것은 어쩌면 지쳐가며 살아가는 제 모습을 스스로 가리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제게 필요한 것은 돈이었습니다. 어려운 집안 형편과 힘든 부모님의 상황, 일찍 세상을 떠난 동생의 부재를 메우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저 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미친 듯이 지내도 현재의 상황은 더 어두워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데 나아지는 것이 없는 것은 앞으로 나아갈 힘을 빼앗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원고료를 조금씩 모아 여행을 떠나는 것도 다음 원고와 그림을 위한 일이었고, 유럽여행지에서 일본 원고를 쓰고, 연재하는 신문의 삽화를 그려 보냈습니다. 일본 여행지에서는 인도, 유럽 관련 원고를 작업해야 했지요. 그래도 여행이 제 유일한 삶의 숨통이었는데 이젠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또 다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기 위해서입니다. 저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 앞에 이 글을 올려 멈추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갈 것을 다짐하고 싶습니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들이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저를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스스로 멈추지 않으면 아무 것도 저를 멈출 수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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