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러 유럽에 간건 아닌데..11화
이별 여행은 아니길...
해가 산 너머로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여행자로 보이는 연인은 서로를 안고 있었다.
떨어질 수 없는 하나처럼,
두 사람이 함께 보는 마지막 일몰의 순간인 것처럼,
아비뇽 교황청의 오래된 석상들처럼.
연인의 감정이 내게 전이된 것일까. 어둠으로 덮여가는 시간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의 여행이 두 사람에게 마지막이 아니기를, 어느새 내가 그들이 되어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내게도 사랑은 지나고 보면 늘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서로에게 끌려 애틋해지고 그리워지고 매일 만나고 싶어지면 그게 사랑이라 생각했다. 그 사랑이 늘 영원하기를 꿈꿨다. 내 모든 시간과 꿈을 기꺼이 상대에게 맞추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언제나 나 홀로 낯선 곳에서 찬바람을 맞고 서 있을 뿐이었다. 얼굴과 가슴에 몰아친 흙바람도 사랑을 위한 시련이라 여기며 미련하게 견디었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인 일인지는 한참 뒤에야 깨닫곤 했다. 온몸이 모래에 파묻혀 더 나아가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억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