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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Mar 06. 2022

사회복지사가 본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그들의 천재성에 감탄만 할 것인가? 에 대한 사회복지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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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내가 태어나 처음 세계 최고의 부자는 누구냐고 물었을 때 대답했던 인물이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은퇴하고 지금은 빌&멀린다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고 윈도우를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가 세계 보건의 관심을 갖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한다고는 알고 있지 못했다. 자신이 만든 재단을 통해서 사회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접근성이 실로 놀라울 뿐이었다. 


https://youtu.be/x8qsWi99T_k

1.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내가 다니는 대학원 안에서 노인복지를 위한 온라인 토털 요양 플랫폼을 운영하는 모임이 있다. 그곳에 계신 한 분의 소개로 이 다큐멘터리를 알게 되었다. 최근 들어 복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또한 같이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나눌 좋은 영상 소재를 찾고 있을 찰나에 이렇게 좋은 다큐멘터리를 찾은 것이 감사하다. 


빌 게이츠의 일대기를 소개하면서 지금 현재 빌 게이츠가 가지고 있는 세계의 보건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지를 보여주는 3부작의 다큐멘터리다. 사회복지사로서 이런 다큐를 본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회복지학과에서 배우는 사회과학 영역의 사회복지를 생각하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엔지니어로서, 공학도로서 사회복지를 실현시키려는 사람의 고뇌와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과 함께 꼭 해결하고자 하는 대단한 열망


'해결이 어려운 문제인가'에 대한 대화가 아니었어요. 대화의 주제는 '왜 해결책이 통하지 않는가' , '무엇을 해봤는가', '감히 시도 않은 건 뭘까' 였죠 <인사이드 빌 게이츠의 대사 중>


1부작은 세계 보건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화장실과 배수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나온다. 주변에 설사로 인해서, 화장실이 더러워서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예전 실미도란 영화에서 푸세식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는 병사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저런 화장실이 아직도 존재하나? 할 정도로 요즘 시대엔 말도 안 된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여러 곳에선 아직도 제대로 된 화장실, 배수시설, 정화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는 곳이 많다. 이런 환경에 놓인 아이들은 그로 인해 질병에 걸리고 심지어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들에게 자문을 구한다.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고, 배수시설을 통해 만들어진 에너지가 무한한 에너지를 통해 깨끗한 물까지 공급해주는 공정 과정을 말이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으면서 내가 볼일을 보고 난 뒤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후의 일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고 깨끗한 식수를 만들어 줄 것까지도 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기술을 모으고, 자본을 모아서 만들어낸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짜릿해질 정도였다.


3. 사회 복자사가 바라본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빌 게이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를 수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다양한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나는 현재 사회복지사로서 이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고, 느꼈을지에 대해서 솔직한 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개인적으로 누군가가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게 된다면, 정말 엄청나게 많은 행정업무에 시달릴 가능성이 클 것이다. 자신이 정책 제안을 만드는 일인 연구직이 아니라면 말이다. 과도한 행정업무와 기관을 방문하는 이용객과의 소통 또한 사회복지사의 일이다. 민원 전화를 받는 것도 사회복지사의 일이다. 일단 우리는 일이 너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과학 기술과 정보 통신의 기술의 영역을 배워서 사회복지를 접근해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자신이 평생을 해온 공학도로서의 사고와 자본을 통해서 세계 보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물론 엄청난 다독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분명히 사회복지와 보건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히 높을 것이라 예상은 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지역 사회의 시민운동가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사회복지사도 아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가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나에겐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분명 과학기술의 영역이 사회복지에 점점 많은 부분 도입되고 그 수혜자들 또한 그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복지 영역 안에 들어올 정보통신과 과학기술의 이해가 높지 않다면 이걸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우리 기관의 이용객들과 지역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제대로 된 연계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복지환경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기회로서 포착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끊임없이 코딩을 배우고 싶어 하고, 새로운 툴을 통해서 일을 진행하고 싶어 하는 이유다.


4. 국제사회의 보건복지 문제를 언제 고민할 것인가?


ESG경영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입한 경영철학이다. 환경과 사회 문제는 더 이상 한 기업의 문제도, 한 국가의 문제도 아니다.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모든 국가가 함께 고민하며 해결해야 되는 문제이다. 각 나라의 존폐가 아닌, 지구의 존폐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눈앞에 놓여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는 것이 나아가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결국 우리가 사는 이 세계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왜냐면 그 방향에 따라 내가 세운 문제가 얼마나 큰 문제이고, 언제까지 해결해야 되는지, 혹은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보건복지 문제를 향해서 바라보는 사회복지사가 되느냐 혹은 내 앞에 쌓여 있는 문제들을 일단 해결하고 난 다음에 그 문제를 바라볼 것이냐는 다르다. 어차피 세계의 보건복지문제가 내가 해결하는 문제들이 해결되면 다음 단계로 이어질 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린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벗어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사회복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일이 그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하고, 방지하고, 사각지대의 놓여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전 세계 곳곳에 사회안정망을 벗어나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내 지역구를, 내 도시를 해결한다는 개념을 넘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이런 다큐를 통해서 알아보고, 찾아보고,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태도와 자세라고 난 생각한다. 


0. 나가기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는 자신이 이룬 부와 명예를 가지고 세계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여전히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뇌가 멈추지 않길 바라며 항상 끊임없이 공부하며 책을 본다. 물론 알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가 빌 게이츠이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그럼에도 그저 이 모습을 보면서 감탄만 하고 싶진 않다. 99%의 감동과 1%의 침을 뱉는다. 100% 그의 삶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내가 위치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을 해결하고 있다. 분명 사회복지 영역은 앞으로 많은 기업과 자본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한다.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대게 공공보다는 민간이 훨씬 잘하기 때문이다.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늘 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빌 게이츠처럼 부자도, 공학도도, 천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필요까진 없다. 내 나름대로 코딩도 공부하고, 가치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나 단체를 물색하여 서로 협업도 하는 일을 구상하면서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세계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함께 사회복지사로의 역량을 계속 키워나가야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내가 해야 할 일을 충분히 잘 해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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