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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Jun 22. 2022

지하철에서 눌린 찐빵은 되고싶지 않지만

오늘도 눌린 찐빵으로 살아내신 여러분을 존경합니다. 

9-6 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로 향한다. 그리고 매일 출입문 앞에서 눌린 찐빵이 되고 있다. 


"출입문이 열립니다" 

 "어, 으, 어어!!!" 

 "열차 출입문이 닫힐 때 무리하게 승차하시면 다칠 위험이 있으니..." 






내가 출퇴근하는 회사의 위치는 오피스 밀집 지역이라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이다. 덕분에 지상, 지하 나눌 것 없이 늘 혼잡하다. 자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구간에서는 최소 30분이 소요된다' 등 어지간한 인내심으로는 이겨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지하철은 무난할까? 최근 구간 개통이 더 연결되며 말 그대로 지옥철을 경험하고 있다. 


퇴근길 사람이 넘치다 못해 출입문이 닫히는 경고음이 들려오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매일 눌린 찐빵의 기분을 이해한다. 왜 눌린 찐빵이냐면 30도가 웃도는 뜨거운 날씨에 몰려오는 수많은 인파는 마치 찜기안에 있는 찐빵을 사방에서 누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 찐빵은 생각이라도 못 하지 나는 사람이라서 양손도 마음대로 가누지 못하는 이 상황을 아주 싫어한다. 정말이지 눌린 찐빵은 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N 년째 나의 가성비 넘치는 BMW를 잘 이용하고 있다. Bus, Metro, Walk! 특히 지하철을 포기 못하는 이유는 너무 편리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앱의 예상 도착시간과 정확히 일치하는 신속, 정확, 쾌적(요즘은 찐빵이라 아니지만) 한 한국 지하철 시스템을 사랑한다.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N 분' 도착이라고 확인되면 대부분 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게다가 버스가 아니라 차 막힐 우려도 없고 흔들림도 적으니 대중교통 이용 시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너무나 큰 장점이 있다. 아 물론 가장 큰 메리트는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렇게 시간 약속 잘 지키는 지하철 시스템은 한국을 방문했던 외국인 친구들도 감탄했던 바 있다. 복잡하기로 소문난 교대, 고속터미널 역 등이 아니라면 지하철이 있는 지역의 방방곡곡을 편리하게 돌아다닐 수 있으니 이만한 교통수단이 또 있을까. 


그렇지만 부디 이 글을 보는 분들이라도 출입문이 닫히기 전 지하철 안으로 마구 몸을 밀어 넣는 행동을 삼갔으면 좋겠다. 여러 차례 지하철을 보낼 수밖에 없었거나 빠른 퇴근이 하고 싶은 것은 백번 이해한다. 그래도 눌린 찐빵 1의 입장에서 정말 힘들다. 아니면 이런 혼잡한 상황이 신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퇴근 시간대 혼잡한 구간은 추가 운행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눌린 찐빵이 되어 열심히 오늘을 살아냈을 모든 분들을 존경합니다. 눌린 찐빵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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