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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Jun 19. 2022

아이가 있는 친구가 미혼인 나에게 알려준 것

남의 아이는 그렇게 빠르게 자란다.

"00이 이제 몇 살이에요~?" "세 살이요"


철없던 중학생 시절 만났던 친구를 최근에 만났다. 우린 만나면 서로 개그 치기 바빠서 웃지 않을 틈이 없던 사이였다. 대학생 시절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에도 덕분에 재밌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 기억 속에 친구는 여전히 웃긴 친구로 남아있는데 얼마 전 만났을 때 보니 어엿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부모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미숙했던 시절을 넘긴 채 나의 눈에는 성숙한 한 여인의 모습이 보였다.




회사 집 헬스장 다시 회사 집 헬스장을 오가는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세월이 흐르는 것이 크게 실감되지 않는다. 나이가 드는 것보다 오늘이 그저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이구나, 드디어 금요일이구나를 수백 번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나와 함께 직장 생활을 하는 회사 동료들과 지내다 보면 나이가 다르고 생활이 다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비교보다는 마치 이웃의 삶을 전해 듣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어린 시절 만난 친구는 다르다. 같은 교육을 받았고 같은 것에 힘들어하고 웃었던 시절을 함께 보냈다. 무엇보다 일로 만난 사이가 아니다 보니 포장이란 것이 전혀 필요 없었던 사이다. 그래서 대부분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주위에서 듣는 말로 인간관계는 결혼을 하며 한 번, 출산을 하고 또 한 번 변화를 겪는다고 한다. 결혼으로 주거지역이 달라질 수 있고 자녀를 낳으며 생활환경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나의 생활에서 비추어 보면, 호두를 만나기 전과 후의 일상이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할 말이 많고 공감대가 많이 형성된다. 아이를 가진 부모면 관심사가 아이로 맞춰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친구가 출산을 하고 아이가 돌이 지나기 전에 유모차에 앉아 만났을 때와 세 살이 되어 스스로 걸어 다니며 대화를 하는 모습을 봤을 때 느끼는 바가 많았다. 무엇보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실감했다. 개인적으로는 3년 전과 비슷하지 않으냐며 착각 속에 살아가기도 하지만 무럭무럭 자라난 아이를 보니 만약 3년 후를 생각하면 얼마나 더 커서 달라져 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렇게 내가 일 속에 파묻혀 살고 있거나, 미혼인 상태로 살아가고 있는 동안 친구는 아이를 낳고 부모의 삶, 그러니까 어른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내가 원하는 바가 나의 인생이라고 말하지만 가끔 이렇게 마주하는 다른 현실을 보면 어떤 삶이 정말 좋은 걸까? 생각하지 않을  없다.  글의 요지는 주위에 미혼이 많은 나의 생활 반경에서 살아가다가 아이가 있는 기혼 친구를 만나 내가 좁은 시야를 가지고 모르거나 잊고 살았던 부분이 많지 않았을까에 대한 고찰이라고   있겠다. 똑같이 철없던 10대를 보냈고 각자의 삶을 고민하던 20대를 지나 진정한 나의 인생을 그리는 30대의 시작점에 서있다. 항상 내가 좁은 시야로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자각할  있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함부로 생각하거나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을  있도록. 삶의 다양성을 포용할  있는 내가   있도록 배움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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