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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Dec 07. 2022

60개의 글, 70명의 구독자

시작하지 않았다면 얻는 것도 없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종종 띠릭하고 댓글 알림 표시가 뜬다.


“작가님 글 잘 보고 있어요.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브런치를 시작한 올해부터 이곳에서는 글을 쓰는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꿈에 그리던 '작가’ 타이틀을 얻었다. 여전히 그 말을 듣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그럼에도 잘 해내고 싶다는 용기와 열정이 함께 솟구친다. 2022년 한 해가 다 지나가지는 않았지만 발행한 글 수를 확인해 보니 60개의 글과 함께 70명의 구독자를 얻었다. 내 글을 읽어주는 구독자님들이 계시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찬바람이 불던 올 초 겨울에 ‘소신 있는 퇴사 결정 그리고 결과‘라는 글로 브런치를 데뷔(?) 했는데 이제 다시 추운 겨울이 찾아왔고 마지막 12월을 보내고 있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워드 파일을 새로 열고 어떤 문장부터 써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이제는 설령 의미가 없다 할지언정 문장을 써 내려가는 일이 어색하지만은 않아졌다. 이것이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얻은 가장 큰 소득이지 않을까. 더 이상 글을 쓰는 일이 숙제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난 이제 확실히 글을 쓰는 일이 좋아졌다.


초반에는 <어쩌다 외국계>라는 브런치 북에 담긴 직장 생활 글로 시작해서 <내 이름은 김삼순과 동갑이 되다>, <책 읽는 사람이 될 결심>을 발간했고 매거진으로 <퇴근하고 운동합니다>, <월급은 일에서 마음 힐링은 책에서>, <나의 꿈은 베스트 드라이버>, <그냥 이대로가 좋아> 등의 주제로 글을 썼다.


글은 어떠한 내용도 내 마음대로 서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내용이 어떤 논란의 여지가 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뜨거운 고구마가 될지라도 결국 타인에게 생각을 전달하고 의견을 받고, 소통하는 과정이기에 좋다. 회사라는 집단에서 억압도 받고 생각을 통제받는 입장이 되다가 브런치에 오면 그 모든 철조망이 다 풀어진 것처럼 자유로움을 느낀다. 이곳은 나에게 자유이자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나는 헤엄을 치고 싶으면 수영을 할 수 있고, 풀 내음이 그리우면 산속을 거닐 수 있으며, 하늘이 보고 싶으면 하늘도 날아갈 수 있다. 내 글에만 책임질 수 있다면 온전히 난 자유다.


그렇게 브런치 활동을 시작한 지 10개월이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일정 수준의 글을 작성하기 위해 스마트폰 메모 앱에 113개의 글 목록을 써 내려갔다. 특정 주제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시간, 장소와 상관없이 앱에 대략적인 글 제목을 리스트 업해 두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이 활동은 원활하게 글을 쓰기 위해 브레인스토밍이 가능하도록 도왔다. 하고 싶은 말이 생기면 그걸 한 문장으로 담아 기록해두고 나중에 그 메시지를 보면서 쓰고 싶은 글을 쓰는 방식이다. 난 아직까지도 브런치에 글을 쓸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쓰고싶은 글 목록 메모장에 기록해두기


아마 작가가 되는 것이 두려워 도전하지 않았다면 나만의 브런치 계정을 얻지 못했을 것이고,  작성한 글에 대한 갑론을박 댓글이 무서워 발행하지 않았다면 60개의 글과 70명의 구독자는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용기 내어 시작했기에 얻은 값진 결과물이다.


따뜻한 연말연시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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