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초 Nov 13. 2024

본처냐? 애인이냐? 의 갈림길에서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을 유튜브로 듣는 중입니다.

 문순태 작가의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을 유튜브로 듣고 있다. 종이책이 전자책에 비하여 장점이 많다고 평소에 생각해 왔지만, 건강이나 여타의 여건 때문에 오디오북으로 「타오르는 강」을 듣고 있다.

 양진사댁 노비였던 웅보와 대불, 양진사와 유 씨 부인, 양진사댁 씨받이였던 막음례 등 등장인물들의 일상 속에 녹아 있는 한, 분노, 눈물에 공감했고, 노비제도의 폐지, 개항, 동학, 의병 등 조선 후기부터 일본 강점기라는 시대 배경이 등장인물들의 삶에 어떤 그림자를 만들어가는지를 들으며 더위도 내 일상의 스트레스도 건전하게 극복됨을 느낄 수 있었다.     

  「타오르는 강」은 9부작으로 각 부에 약 10회 정도, 1회는 50분 내외의 분량이다. 여름에 듣기 시작한 「타오르는 강」. 중간에 조금 지루함을 느낀 때도 있었으나 낭독자의 목소리나 대사 연기가 갈수록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소설이 끝나면 많이 허전할 것 같다.  「타오르는 강」이 언제부터 업로드되었는지 모르지만 지금도 낭독자가 주 3회 정도 업로드하는 중이다.


 그제 저녁에 업로드된 내용에서 웅보의 씨를 받았으나 양진사의 아들로 살고 있는 양만석이 핏줄이 문제가 되어 오랫동안 별거하고 있는 아들 순식의 어머니인 본처와, 동경 유학에서 만나 사랑을 느끼고 있는 조선애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이 나왔다. 도저히 남편으로 받아들일 것 같지 않던 본처의 “저녁 드시고 가시라고 해라.”라는 한 마디에 ‘혹시 나와 다시 살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럴 수 없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들과 부인이 있다는 말은 아직 듣지도 못했으나 양만석이 사회주의 사상을 가진 것을 보고 부모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고 없는 조선애의 집에서 조선애를 그리워하고 있다.


 양만석은 본처와 이 조선애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처첩의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은 나는 과연 양만석이 누구를 선택하기를 원하는가? 그까짓 사랑,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니야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얼마나 산다고 사랑을 포기하냐라고 말할 것인가?


 내 일도 아닌데 어제 하루종일 이 문제가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오늘 밤 다음 회가 업로드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작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지는 않을지.    2024. 11. 13.

작가의 이전글 그 겨울의 이별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