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Jennie 보다 like 동률!

행복의 찰나, 음악(feat, apple music)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시리! 클래식 틀어줘


이른 아침, 아직 어둑한 키친의 불을 켜며 시리에게 노래를 요청한다.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으로 아침을 맞이하...고 싶지만 뒤 따라 일어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바꾼다.


시리! 사브리나 카펜터 노래 틀어줘

시리! 어몽어스 노래 틀어줘


서로가 원하는 음악을 듣겠다며 바꾸다 보면 차분한 아침은커녕 싸움이 일어나는 불꽃 튀는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우리가 서로 양보해서 듣는 것은 [Top 100: New Zealnad].

운전할 때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이 나온다. 리듬만 흥얼거리는 나에 비해 아이들은 가사 하나하나를 꾹꾹 찍어가며 노래를 부른다.



나의 예전 모습이 기억났다.

7월 말, 전 국민이 여름휴가를 떠나던 그때 즈음 우리 가족도 여행을 떠났다. 차가 막힐 거라며 미리 준비한 음악 앨범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비롯해 솔리드, 룰라 등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였다. 노래며 랩이며 뒷자리에 앉아 따라 부르면 엄마가 한마디 하시곤 했다.

'랩이 너무 빠르다.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나는 요즘 노래의 속도만 못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가사에 섞인 단어들도 어려운 경우가 있다.

'내가 그때 엄마 나이 즈음이 됐구나...'


아침에 듣는 차분한 음악은 머릿속을 정리해 준다.

전날 밤의 꿈이라던가, 오늘의 소소한 걱정, 어제의 감정 등을 자리에 맞게 넣어주고, 채워주고 지워준다. 너무 떠오른 감정은 평균 선으로 내려주기도 한다. 오르락내리락 흔들리는 나의 감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보통의 아침은 'Classic', 'Cafe music' 등 가사 없이 리듬만 나오는 곡을 고른다.



신나는 음악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라앉은 기분을 평균 선에 맞춰 올려준다.

날씨가 우중충하거나 잠을 잘 못 자서 컨디션이 평소와 다를 경우 'Hits', 'Feel Good' 등에서 노래를 고른다.


무엇보다 나의 기분을 올려주는 가장 효과 있는 처방은 'K-Pop'이다. Jennie나 Newzeans(NJZ), QWER 등 요즘 노래를 들으면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하지만 나에게는 김동률, 성시경, 토이가 원픽이다. 조금 더 멀리 가면 김광석, 장혜진 등이 있다.



그 시대의 가수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노래로 전해주는 느낌과 감동이 있다. 꾸밈없고 감정이 잘 전달되는 가사와 따라 부르기 쉬운 리듬, 편안한 목소리. 아마도 그 가수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고,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지내온 공감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


음악은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신비로운 힘이 있다.

내가 학생일 때 출시된 MP3 플레이어, 아이팟등을 통해 이동 중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좋은 음악을 듣던 그 순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의 내가 살던 동네, 그때의 버스 밖 풍경, 그때 함께했던 내 친구, 그때 내가 좋아하던 것들, 그때의 감정 등.

신기한 것은 떠오르는 기억들의 대부분이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좋은 기억들이라는 것이다. 슬퍼서 엉엉 울었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 텐데 그런 기억은 떠올려보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행복의 찰나를 느끼게 해 주는 것, 언제나 좋은 기억을 떠올려주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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