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또각. 또각. 또각
하얗고 조용한, 그럼에도 마음은 무엇인가로 가득 담겨 벅차오르는 전시가 끝이 났다. 출구를 향해 걸어 나가며 뒤로 돌아 전체 그림들을 훑어본다. 눈에 담아 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자유’-‘혼란’-‘공허‘로 시작해 ’ 기대‘로 끝나는 작품과 감정들.
마치 작가 한 명이 자유로움을 꿈꾸고 갈망하던 때부터 꿈을 이루기 직전 눈을 반짝이며 ’ 기대‘하는 모습까지, 변해가는 감정을 하나씩 표현한 것 같다.
손에 쥔 북마크를 들고 아쉬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다시 가자. 현실로.
감정보단 이성이 중요하고, 느낌보다 수치화로 계산해야 하는 현실로.
나와는 다른 현실에 힘겨웠던 감정을 위로받고 다시 나간다.
그렇게 현실의 파도에 떠다니다 어딘가에서 감정전시실을 다시 만났을 때, 또다시 감정의 깊은 곳까지 푹 빠져보리라 다짐한다.
전시실 밖에 햇살이 따뜻하다. 나는 천천히 현실로 나간다.
아트, 감정, 글
제가 좋아해서 자주 표현하는 것들을 모아 글로 써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연재 전부터 ‘아트’와 ‘감정’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 오래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당신의 감정이 전시됐습니다.]입니다.
마음껏 진지할 수 있었고,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좋은 평을 받기 위함보다는 ‘해보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컸습니다.
아트 작업과 글 쓰는 일을 동시에 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기도 하고 연재가 밀린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놓지 않고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펑펑 흘린 뒤 마음처럼 시원함이 감돌았습니다. 감정 표현 실컷 했으니 이제는 조금 더 중요한 일에 몰두하고자 합니다. 전자책을 쓰고 싶어 했던 몇 분의 지원자분들을 도우며 예정했던 세 번째 전자책 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요한 일정을 마치고, 새로운 연재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