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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잘 싸는 방법

여행과 관련된 책 휴대하기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여행가방을 잘 싸는 방법 (feat. 아이들과 함께 가는 여행)


1. 트렁크를 열고 제일 밑바닥에 책을 2~3권 깔아 둔다.

2. 그 위로 가족들 옷을 돌돌 말아 올린다.

3. 수영복이나 속옷은 각각의 파우치에 담아 넣는다.

(여행지에서 그때그때 파우치만 꺼내어 준비)

4. 세면도구를 챙겨 넣는다.

5. 중요한 물건과 전자기기, 이동시 꺼내어 볼 책 1권을 휴대용 가방에 챙긴다.



국내 장거리 여행이나 해외여행을 갈 때 나의 루틴이다. 이 루틴에서 1번과 5번의 빨간색 글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추가된 것이다. 책이 없으면 아이들이 장소를 불문하고 핸드폰을 보여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다.


엄마,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려요?
이곳은 음식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책을 휴대하면 여행 일정 중 기다릴 시간이 생겼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좋은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러 번의 여행 중 책이 사진에 남아있는 세 번의 일상을 소개해 볼까 한다.


1. 2019년 하와이로 여행을 떠날 때에도 책을 가져가 우리의 일상과 접목시켰다. 공항에서는 ‘공항의 하루’ 책을 그림 위주로 살펴봤고, ‘비행기를 탈까, 헬리콥터를 탈까’를 읽었다. 비행기 내에서는 ‘꼬마 조종사 제제’ 책을, 그리고 하와이에 도착해서는 ‘라이트 형제 하늘을 날다.’와 아메리카 대륙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려둔 하와이 여행 사진 (2019)



2. 과학동화를 즐겨보던 아들이 매일 밤마다 가져오던 ‘이 뼈는 누구 뼈?’라는 책이 있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날. 집에서 뒹굴거리던 아이들과 진짜 뼈를 보기 위해 박물관에 갔다. 새 뼈, 공룡 뼈, 갖가지 동물 뼈를 직접 보고, 사진 찍고, 컬러링 페이퍼에 색칠을 하며 활동을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 뼈 책과 War Memorial Museum(2019)


3. 4년 만에 한국을 갔다. 코비드도 끝났고 둘째의 기억 속에 없는 한국을 알려주고 싶었다.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바쁜 일정 속에 잠시 시간이 날 때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책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여행 갈 때 책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유난이라며 싫어했을 것 같다. 나와 아이가 장소를 불문하고 여행지에도 책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은 평소에도 일상을 주제로 책을 골라 읽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 가방에서 옷과 화장품을 딱 하나씩만 빼고, 그 자리에 내 책을 한 권 넣어가도 좋다.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모래놀이 할 때, 공원에서 한참을 뛰어놀 때 근처에 앉아 따뜻한 햇빛 받으며 책을 읽으면 또 다른 생각과 감정이 들기 때문이다.


여행 가방을 잘 싸는 방법은 바로 가방 안에 누구의 것이든 ‘책’을 넣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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