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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Dec 25. 2018

16화 발칸반도, 조약돌거리와 스타리 모스트

보스니아 모스타르


캐리어 없이 걷는 이에게는 낭만적이고, 캐리어가 있다면 굉장히 번거로운 유럽의 거리가 있으니 조약돌로 이뤄진 길이다. 옛 중세 영화를 보면, 말을 타고 가기에 적합한 거리라는 느낌이 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보스니아의 모스타르 조약돌 거리에서는 카페와 상점가, 모스크 등을 주로 만나볼 수 있다. 





오랜 과거를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듯한 이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모스타르의 '오래된 다리' 스타리 모스트를 만나볼 수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면, 늘 아침에 뜨는 태양을 기다리며 일출을 담고자 한다. 다만 발칸반도의 11월에서는 뜨는 태양, 지는 태양 모두 만나보기 힘든 존재이기도 하다. 아침 일찍 일출과 오래된 다리의 풍경을 기대하면서, 거리로 나섰지만 비가 내리지 않음에 오히려 안도감을 느꼈던 것 같다.






회색빛으로 드리운 하늘 아래 모스타르의 '스타리 모스트'가 있다. '모스타르'라는 도시의 이름 자체도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스타리 모스트는 1566년 오스만 투르크 점령 때 9년에 걸쳐 건설되었으며, 다리를 사이에 두고 보스나아와 헤르체고비나가 있다. 가운데 흐르는 강의 이름은 '네레트바 강'이다. 아침 이른시각 나온 덕에 날은 밝았지만, 여전히 조명이 남아 있다. 이런 모습을 기대하면서, 새벽시간에 사진촬영을 즐겨하곤 하는데 이 날은 운도 따랐던 것 같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네레트바 강의 우편으로 모스크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뒤편으로는 산맥이 하나 보이고 하늘의 먹구름은 여전하다. 사진 촬영에 있어서 날씨는 생각보다 중요한 부분인데, 멋진 장소가 있다면 날씨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 






모스타르의 계단길

뒤편으로는 낮아 보이는 산이 하나 보이는데, 연무에 가려진 모습이 꽤나 신비롭게 느껴졌다. 한국의 산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 발칸반도의 산들을 통해서 내가 지금 다른 세상에 와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태양은 비록 만나지 못했지만, 붉게 물든 하늘은 나를 반겼다. 11월의 발칸반도의 태양은 4시면 사라져 버린다. 늦은 밤, 계속해서 야경투어를 하는 기분으로 여행을 해야 하는 것이 11월의 발칸반도이기에 태양이 없을지언정 이런 주황빛 하늘이 나를 반기면, 왠지 반갑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네레트바 강과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질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 보았다. 카메라로 보려 하지 말고 눈과 마음으로 담으라고 나에게 조언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계속해서 사진을 찍는 것은 오랜 시간이 흘러 그날의 기억을 추억할 수 있는 보물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사진'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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