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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Jan 02. 2019

29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황빛 세상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시계탑, 종탑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어제의 누군가가 종탑을 어떤 의미로 만들었는지 사실 나는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유럽을 여행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종탑들은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류블랴나 성의 전망탑에 오르게 되면, 어떤 세상이 나를 반겨줄지 궁금해졌다. 그토록 여행을 하면서 찾아 헤매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종탑을 따라 오르는 길

전망탑을 향해서 나는 빙글빙글 잘도 만들어진 계단길을 따라서 계속해서 오르고 또 오른다. 누군가는 숨을 허덕이며,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테지만 나에게는 기대감과 설렘의 계단이었던 것 같다. 어느새 전망탑에 오르게 되었고, 이미 나보다 앞서 이곳에 도착한 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 무엇일지 서둘러 그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류블랴나와 주변 지역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을 때는 슬로베니아 국토 전체의 1/3 가량을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유럽의 국가들은 유독 주황색 지붕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피란 이야기에서 소개한 바 있다)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의 설은 세계대전 당시 민간인 거주지역을 나타내고자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 설은 유럽 지역에서 나는 토양을 굽게 되었을 때, 주황빛 지붕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여행가 이기전에 사진가로서 세상의 풍경들을 렌즈의 프레임 속에 담아낸다. 어떤 모습으로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을 담아낼지는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있기에 내가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원스레 펼쳐진 류블랴나 성의 전망을 담아내면서, 나는 비로소 희열을 느낀다





갑작스레 뜬금없는 말이지만, 여행지에서 어떤 렌즈를 사용하는지 나에게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망원렌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유럽을 여행하면서는 주로 광각렌즈를 사용하게 되었던 것 같다. 11월의 우기에 찾은 발칸반도이기에, 흐린 날씨에 피해야 하는 광각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꺼려질 법도 한데 그래도 광각렌즈 속에 이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렇게 위에서 다시금 류블랴나 성을 바라보고 있자니, 또 새로운 느낌이 든다. 그동안 내가 아래에서 바라보았던 공간과 너무나도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에 내가 이곳까지 힘들게 올라온 것이 아닐까. 여행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다시금 다른 세상들을 바라본다. 






또 다른 세상 속 류블랴나에서는 물들어 가는 계절의 풍경들이 나를 반긴다. 조금은 흐릿 한 날,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나뭇잎들을 바라보면서 또 다른 여행지들에 대한 기대를 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슬로베니아를 여행하고 있지만, 11월의 크로아티아 플레트비체 국립공원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주황색 도시와 시계탑

전망대는 너무나도 많은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여행지로 떠나게 되었을 때, 늘 전망대에 오르고 내가 걸었던 그 세상과 마주하곤 한다. 사진을 찍는 나에게 '전망대'는 조금 특별한 이미지로 늘 다가오는 것 같다. 나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주었던 류블랴나 성 전망대에서의 추억을 뒤로 한채 나는 슬로베니아의 '보겔 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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