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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Dec 24. 2018

01화 발칸반도 여행의 시작

알바니아 티라나로 향하는 길


달력은 2018년의 12월이 흐르고 있음을 나에게 알려준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많은 여행을 떠났던 시기는 2017년이다. 그 당시 여행이 질린다고 말하기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내 삶에서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았던 시간이 아닌가 싶다. 





2017년의 11월 무렵, 내가 가는 발칸 반도(유럽 남부, 지중해 동부에 돌출한 3각형의 반도)는 한참 우기였다. 우기인 데다가 교통편도 불편하고, 대사관도 없어 여권을 잃어버리면 오스트리아 빈까지 가야 한다고 한다. 준비 시간도 부족했고, 빠른 여행을 위해 발칸반도 패키지여행을 이용하게 되었다. 유럽은 총 3번 다녀왔는데, 1번의 자유여행과 2번의 패키지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세 번의 기억이 모두 아련하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보통 공항을 아침에 찾을법한데, 늦은 저녁 8시경이 돼서야 천천히 도착하게 되었다. 패키지여행의 일정상 오랜 비행이 끝나면, 유럽은 아침시간으로 바로 여행이 시작되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사를 비교하고 분석해보았는데, 프로그램이나 가격은 대부분 비슷했고 11월이 비수기(우기)이다 보니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었다.





세 번째 유럽으로 향하는 여정 역시 터키항공이다. 직항편도 요즘은 많이 다니긴 하지만, 가장 일반적으로 여행사 패키지에서 탑승하게 되는 항공사는 터키항공으로 이스탄불 공항에서 경유하게 된다. 이스탄불 공항은 중동 아시아와 유럽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허브공항이기도 하다.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는 시간은 가끔은 설레거나, 혹은 지루하다. 잠시 충전기에 전자기기들을 충전하면서 비행기가 출발하기만을 기다려본다. 항상 사람이 붐비는 곳인데, 늦은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조금은 한적한 모습이다.





터키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 공항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11시간 50분이다. 기류나 출발시각, 연착 여부 등에 따라서 도착시간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이번 여행은 알바니아에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서 트랜싯 후 다시 1시간 30분가량을 날아가야 했다.




참으로 고된 여정이다. 유럽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도착해서 시차 적응해야 하는 시간, 교통편을 타고 이동해야 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 생각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그럼에도 창밖으로 떠오르는 태양이 빛나듯이 나는 세 번째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알바니아 티라나는 사실 대단한 관광지가 있는 도시는 아니다. 한국사람들의 여행특성상 한 나라라도 더 많은 곳에 가길 원하기도 해서, 동선상 알바니아가 발칸반도 여행 패키지 일정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알바니아 티라나에 도착한다.




 

알바니아 티라나의 공항은 생각보다 한적했다. 비행기 안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살짝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인데, 곧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회색 하늘, 그리고 곧 있으면 쏟아질 빗방울이 나를 반겨준다. 이렇게 나의 발칸반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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