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화 야경기행, 서울숲 잔잔한 밤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
서울숲 거울연못야경기행이라는 시리즈를 연재하기 전 크게 중요한 문제도 아닌데, 많은 고민들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오래된 사진들을 먼저 올릴지, 최근에 촬영한 사진들을 먼저 올릴지, 섞어서 적절하게 올릴지"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쓸데없는 고민이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결론은 오래된 사진들부터 차례로 사진들을 올려나가기로 했다. 오래되고 촌스러운 사진들을 먼저 올리고, 찬란하게 빛나는 현재의 사진을 나중에 올려 보기로 했다.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하기에도 모호한 상황이지만, 오래된 사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조금은 사진들에서 불만족스러움이 느껴지는 것 같다. 또 달리 생각해보면, 분명 이런 시절의 시간들과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를 있게 해 준 어제의 사진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서울숲 거울못사진 속 공간은 서울 숲의 거울못 정도로 불리는 공간이다. 참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곳의 사진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마치 세상을 양분하듯 두 개의 세상이 하나가 되는 곳이기에 사진 찍는 이들에게도 즐겨 찾는 장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도 이곳을 참 자주 찾았던 것 같은데, 아주 오래된 사진 몇 장 남아있을 뿐이다.
서울숲 호수아주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내본다. 서울숲의 거울연못보다 규모는 훨씬 큰 공간이지만, 사실 무명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건너편으로 편의점 건물이 보이고, 물에 비친 잔잔한 조명들이 마음을 동요시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시절의 나는 이곳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다시 내가 이곳을 찾아서 같은 곳을 바라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해지는 밤인 것 같다. 이대로 흘러가는 늦은 밤의 시간을 붙잡고,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며 야경을 담아보고 싶어 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