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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Jan 07. 2019

11화 야경기행, 아라뱃길의 시작점, 전호대교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전호대교야경

한때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것을 즐겼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그리고 그곳에 멈춰 서서 세상의 풍경&야경을 담아내던 것을 즐겼던 것 같다. 한때 자전거를 타고 매일 같이 아라뱃길로 향했던 기억이 난다. 아라뱃길의 초입에 위치한 '전호대교'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면서, 사진 속에 이 교각을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의 두발이 되어주었던 자전거

이곳 전호대교와 함께 떠오르는 순간이 있으니, 이 당시 한참 열심히 타고 다녔던 자전거이다. 지금은 도난당하는 바람에 마주할 수 없지만 내 많은 사진에 도움을 주었던 이 녀석에게 감사한다. 뒤편으로 보이는 전호대교와 함께 몇 장 안 남은 내 옛 기억이다.







아라뱃길

전호대교는 아라뱃길을 시작하는 초입이기도 하다. 아라뱃길의 '아라'는 우리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따온 말이며, 바다를 뜻하는 옛말이라고 한다. 이런 멋들어진 아라뱃길의 의미보다, 나는 그저 이곳에서 바라보는 밤의 불빛과 시간이 좋았다.







전호대교

전호대교의 곡선을 담아본다. 바라보는 구도에 따라서, 위치에 따라서 그 느낌이 다른 것이 바로 사진의 미학이다. 내가 담아내고자 하는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 몇 번이고 장소를 옮겨가면서 사진을 담아낸다. 그리고 내가 만족하는 순간의 사진이 나오게 되었을 때, 나는 이곳들 떠날 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멀어져 가는 전호대교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늦은 밤 '야경기행'의 시작을 알린다. 아라뱃길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공간과 빛들을 사진 속에 담아낼 생각에 마음이 벅차오른다. 계속해서 새로운 곳을 찾고, 새로운 사진을 추구하던 오랜 과거의 내가 그리워진다. 지금의 나는 이렇게 할 수 없기에, 그리고 다시 돌아갈 수도 없기에 더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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