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였다. 해는 사라지고, 붉은 노을이 아름다운 매직 아워가 되었다. 해외에서는 기르는 개와 늑대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여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고도 한다. 이 늦은 밤, 나는 제1회 인천음악불꽃축제를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 지금에서야 찾아보니, 무려 2013년에 펼쳐졌던 불꽃축제라고 한다. 시간이 참 많이도 흘렀고 이 시절의 내가 잘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나는 이때 무엇을 했으며, 어쩌다가 인천송도까지 불꽃축제를 찍으러 갔던 것인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때로는 뚜렷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고, 때로는 희미하고 아련한 기억들이 있다. 아마도 이날의 기억은 너무나도 오래된 시간 속에 사라져 버렸거나, 아련한 기억 속 뒤편으로 사라져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2013년도 제1회 인천음악불꽃축제를 보기 위해서 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송도 바닷가는 워낙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불꽃축제가 매년 지속이 되었던 것으로 아는데, 2018년도에도 진행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불꽃은 아름답고, 또 아름답지만 어째서인지 요즘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공간을 약간 꺼려하는 것 같기도 하다. 30대 초반에 접어든 지금, 더 이상 불꽃놀이와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를 가지 않게 되었는데, 열정이 사라진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다시 옛 불꽃축제 사진들을 보니, 다시 한번 불꽃축제의 계절이 되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 불꽃과 가까이해보자는 기약을 남겨본다.
이 당시의 나는 불꽃축제를 어떻게 찍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은데, 그런 것 치고는 나름 잘 나온 것 같다.
어찌 생각해보면, 불꽃을 찍는 것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은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사진 속 프레임으로 들여다 보이는 불꽃도 아름답기에 어떻게 찍어도 세상이 아름답게 다가올 것이다. 내가 바라보던 불꽃이 지금에 와서 바라봐도 아름답듯이 좋은 추억으로 오랜 시간 기억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2013년 송도에서의 늦은 밤도 저물어간다. 내가 이날의 기억을 잊기 전에 다시 '이 날의 불꽃'에 대해서 글을 쓰게 돼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