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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Jul 01. 2018

질경이

우정 시선


질경이 

     

정원이 아니라  

마당을 만들기로 했다  

어릴 적 꿈을 먹고 자라던  

고향을 옮겨 놓고 싶었다   

 

그리하여  

잔디를 심지 않기로 했다  

어릴 적 맨발로 뛰어 놀던  

질경이를 심고 싶었다    


발로 밟고 수레가 지나도  

질기도록 자라는  

가꾸고 신경 쓰지 않아도  

꿋꿋하게 자라는    


나 어릴 적  

그런 어른이 되는 꿈을 꾸었다  

삶의 허리가 꺾이면서  

구름이 되어 흘러간 꿈들    


그래서  

질경이는 줄기가 없다  

잎과 뿌리만의 삶  

줄기가 없어 꺾일 것도 없다


정원이 아니라  

마당을 만들기로 했다  

어릴 적 하늘로 흘러간 꿈들을  

땅에 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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