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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창관 Jun 12. 2020

태국,공유경제(Sharing Economy)구조의 그늘

소위 'AD(After corona Disease)시대'가 만들어낸 '언택트 마켓' 확대 여파로 말미암아 언제가부터 우리들의 의식주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어 온 ‘디지털 혁명 공유경제’가 더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태국도 그 예외가 아닌 데다가 전통적으로 발달해 있는 오토바이 택시 운행 인프라에 힘입어 차량공유 택시업과 음식배달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그  맹위를 더해가고 있다.

교통지옥이라는 방콕에서 이동시간 허비 없이 집이나 사무실에 앉아 푸드 판다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길거리에서 손사래를 휘저으며 택시운전수와 승강이를 벌일 시간에 손쉽게 그랩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다반사로 접하게 된 것이다. 더구나 5G 시대가 다가오면서 공유경제 서비스 플랫폼이 작동되는 속도나 구현력이 가일층 고품질화 됨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 공유경제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력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 자명하다.

태국의 음식 배달 공유경제 플랫폼의 양대산맥 그랩푸드와 푸드팬다

그런데 그런 편리함 속에서 멍들어 가는 공유경제의 어두운 그늘이 있으니 다름 아닌 공유경제 플랫폼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의 진정한 수혜자와 그 수혜자들이 나눠 먹을 떡(Pie)의 분배 문제이다.


개인 승용차 지입 그랩 택시 서비스의 경우, 운전자는 택시비의 20%를 수수료로 회사에 납입하는 것은 물론 주유비와 보험비를 포함한 제반 차량 유지 비용을 지입 운전자가 부담한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제 비용을 차감한 후 한 달 수입으로 쥐게 되는 돈은 여타 저임금 일반 택시운전수들과 별반 차이 없는 월 1만 5천 바트 내외 수준. 따라서 목돈 마련을 위해서는 운전자가 밤샘 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가 탔던 그랩 택시 운전수는 목돈이 필요해 하루 26시간을 쉬지 않고 운행한 적도 있다고 말해 깜작 놀란적도 있다. 더구나 직장인들이 낮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밤에는 자신의 승용차로 그랩 택시 운행을 하는 투잡 그랩택시 운전수의 경우도 다반사이니 이래저래 안전에 대한 우려 또한 크다.


음식 배달앱의 경우는 파행적 금액의 서비스료 징수 문제가 더 크다. 배달앱 회사가 무려 25%~35% 내외를 식당 주인에게 서비스 대행료로 챙겨 받으니 그랩 택시 서비스보다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식당별로 운영형태에 따라 다소간 지불금액이 전체 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 차이가 있겠으나 이 정도의 비용이면 거의 식재료비 또는 임차료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인건비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기에 여러 개소의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여 전체 운영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체인스토어 또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요식 사업체가 아닌 경우 그 비용을 감내키가 쉽지 않다.  


속세 말로 '앱 하나 개발했을 뿐'인데 상품 가격 금액의 3분의 1을 떼어가니 ‘흥부가 기가 막혀’라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물론 앱 운영회사 역시 지출해야 하는 엄청난 광고비에 각종 오버헤드 운영비를 포함하는 인간세상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자승자박 구조임은 또 말해 무엇하리 싶지만, 그런 공룡기업들의 먹잇감 준비 구조에 당장 운영난에 허덕이는 것은 것은 영세 소상인 자영업자들이다.


생산기업, 노동자 그리고 판매자가 공유해야 할 재화의 판매 부가가치를 기술기반과 거대 자본력을 가진 플랫폼 공룡 대기업이 독식하는 형태를 경계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富)를 공유하는 공정한 규칙이 마련되어야 진정한 공유경제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금의 공유 경제를 표방하는 앱 비즈니스 현실은 '지나친 서비스료 징수로 자신만을 살찌우는 <갑과 을> 양자 모두를 숙주로 한 기생충'인지, 아니면 인간세상에 새롭게 출현한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인지가 의문이 들 지경이다.

방콕시내 중심부를 질주하는 음식 배답앱 오토바이들의 행렬
그랩 타일랜드 광고 @ 그랩 타이랜드 공식 웹사이트


더구나 그랩 택시 서비스의 경우, 또 하나의 웃지 못할 상황이 존재한다. 현행 서비스가 합법화된 상태가 아니기에 경찰의 단속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랩 승용차 지입 택시의 경우, 경찰 단속을 피해 탑승자가 손님이 아닌 자신의 지인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손님을 운전석 옆자리에 앉도록 권하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다. 설사 승객이 탄 자동차 운전자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부상을 입어도 당해 차량의 자동차보험이 영업용이 아닌 개인 자가용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자신의 친구라고 너스레를 부리며 보험회사에게 증언해야 보험수혜를 받을 수 있는 독버섯 같은 문제 조차 도사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결국, '운전이라는 노동을 제공'하고 '식당이라는 개별 자영업을 영위하며 삶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음식 배달앱과 차량 공유 앱은 일종의 ‘계륵’이자 ‘기생충’ 같은 존재로 와 닿기 조차 한다. 어차피 ‘재화의 총 가격= 제로섬(Zero-Sum) 게임 또는 싸움’인데, 거기에 끼어든 또 하나의 파이가 과연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공유경제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산재해 있다.

생산된 재화의 유통과정에 있어서의 지나친 중간상 마진 개입 현상으로 인한 이익금 수혜자 주객전도 현상은 필연적으로 노동가치 소외 현상을 발생시키기 마련이다. 약탈적 공유경제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이재명 지사가 주장하는 플랫폼 협동조합 같은 형태의 모색이 필요해지는 이유다. 


그랩 택시와 푸드 판다 배달앱 같은 공유경제 앱의 어두운 그늘을 ‘미소(微笑)의 나라’이자 ‘안분(安分) 나라’인 태국의 국민들 태국민들이 어떻게 태국답게(Thainess)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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