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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 Feb 26. 2024

[조각글] 여름 감기

시 #26


여름이 된 오늘

처연한 새벽 너울

문득 겨울이 인다


지나친 시간들은

알싸하고 시큼한 고뿔이 되어

온몸에 퍼진다

 

자꾸만 콧물 훌쩍이는 호흡 그 사이로

내게만 다가온 겨울 내음을 맡는다


사사로이 떠오르는 오늘의 태양이 버겁다

버겁게 떠오르는 저 태양이 사사롭다


이 겨울은

내가 내뿜는 한숨 속에만 깃든 줄도 모른 채


내 숨은 다가온 여름

일렁이는 햇살에 더불어

사르르 녹아든다


찾아온 해열(解熱)이 온몸에 퍼지는다

드디어.



움직이는 화랑 <비껴서기> 운영 |

코스미안뉴스 인문 칼럼니스트

브런치 작가

bkksg.com

bkksg.studio@gmail.com

_이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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