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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

시#42

by 이로

모친이 잔뜩 받아온 보리수나무 열매

집안 한가득

참으로 우리 어미는 정도 많고 덕도 많다


보리수 열매라

자연스레 붓다의 마음을 떠올리는다

그가 열매를 어미에게 가져다주었나?


선홍 빛깔 탐스럽고

맛은 새초롬하니 달고 달다

설움에 젖은 이 더위

물리칠 기운 한껏 나누나


으이차!


자식 떠날 적 되니

아쉬워 말라하며

붓다는 어미에게 친히

보리수 열매를 주었나 보다


그동안 애썼단다


참으로 우리 어미는 정도 많고 덕도 많다

그러니 매번 사랑을 한껏 받아오는다


모친이 말하길

꿈에 예쁜 상수리 열매 주워

내가 태어났다던데

사실 어미가 주운 것이 보리수 열매면 좋겠다


나 이만치 자라

드디어 떠나는군요 사랑하는

어머니


무릇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참으로 당신이 내 붓다시니라.


_이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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