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각해도 임원이 될 수 있다

by 스토리라인

오랫만에 옛 회사의 동료를 만났다. 내가 최근 출간한 책을 한권 주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나와 같이 인사부서에서 5년여를 근무했다. 당시 나는 평가보상팀 팀장이었고, 그녀는 채용팀 대리였다. 그녀는 지금 그 회사의 채용팀장이다.


옛 직장 동료를 만나면 제일 많이 듣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옛 직장 동료들의 근황이다. 이직을 한 직원도 있고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 모두들 잘 지내는 듯 하다. 그런데, 의외의 소식을 하나 들었다.


"김세희(가명) 대리가 이직을 했어요. 그런데, 잘 되었어요. 현재 영국계 물류회사의 HR Head로 있어요"

나는 김대리에 대한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김 대리는 당시 지각을 너무 자주했다. 9시가 출근시간이었는데, 거의 매일 5분에서 10분을 지각한다. 여러 차례 불러서 경고를 하기도 하고 싫은 소리를 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나쁜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의 지각 습관을 고치는 것을 포기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런 김대리가 HR Head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김대리는 7년 정도 재직을 한 후 이직을 했다고 한다. 외국계 패션회사의 HR Manager 가 된 것이다. 김대리의 영어 실력이 이직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그녀는 영어로 문서를 작성하거가 영어로 대화하고 토론하는데 능수능란했다. 그리고, 출신 회사가 세계적인 물류회사라는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대리는 외국계 패션 회사를 3년 여 다닌 후에 다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 미국계 물류회사의 HR Manager 자리였다. 이 회사에서도 오래 있지 않았다. 5년 여 근무한 이후 현재의 영국계 물류회사의 HR Director로 자리를 다시 옮겼다. 경력의 정점에 이른 것이다. HR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누구나 나중에 HR Director가 되기를 희망한다.


지각만 일삼던 김대리가 어떻게 HR 임원 자리까지 갈 수 있었을까? 시장이 그녀의 능력과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결과일 것이다. 그녀의 몇 가지 장점이 떠 오른다.


김대리는 성격이 참으로 무난했다. 상사가 아무리 싫은 소리를 해도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신나게 싫은 소리를 듣고 나서도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상사를 대했다. 다른 팀원들과 다투거나 갈등을 겪는 일은 전혀 없었고 다른 부서 직원들과도 아주 잘 지냈다. 나는 이런 김대리를 '능력과 근태는 별로지만 친화력은 참 좋은 직원'으로 평가했다.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적응력'이다. 김대리는 아마도 새로운 회사에 빨리 적응했을 것이다. 그녀의 무던하고 친화력 좋은 성격이 빛을 발휘했을 것이다. Manager가 되면서 지각하는 습관도 아마 없어졌을 것이다. 부하 직원이 있는 리더가 매일 지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업무 능력도 많이 향상 되었을 것이다. 팀원일 때 부족해 보였던 업무 처리 속도도 관리자가 되면서 많이 향상되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시기에 이직을 잘 했다. 글로벌 기업은 몇 개의 회사에서 전문적인 경력을 쌓은 사람들을 선호한다.


지각하는 직원을 좋아하는 리더는 없다. 하지만, 지각만 가지고 그 직원의 능력이나 미래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작가의 이전글발언권이 없어도 말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