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를 걷기로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예전에 나랑 싸웠던 친구 이야기가 나왔다. 이름을 듣자마자 나는 아직도 화가 났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왜 싸웠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도.
내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싸우고, 화해를 했는데. 화해가 잘 안돼서 그냥 그 길로 인연이 끝나버린 사람들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성격이 모났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잘못했던 일들도 있고, 친구가 잘못했던 일도 있고, 둘 다 잘못했던 일들도 있는데. 괜한 자존심으로 아니면 그냥 싫다는 이유들로 화해를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
나는 화가 나면 얼굴에 "나 화났어요"라고 쓰여 있었고, 몸짓이며 행동에 화남이 늘 묻어있었다. 나이 먹고 결혼 안 하면 남는 게 성격밖에 없다고 언니들이 이야기하곤 했는데, 날이 갈수록 성격이 독해지고, 이기적이여지는 것 같다. 예전에 시골 소녀였던 순둥이는 어디로 갔는지.
그래도 요즘은 나랑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싸우기보다는 그냥 돌아간다. 싸우면서 "내가 먼저 갈 거야!"라고 하기 보다는 그래 난 다른 길로 다른 사람이랑 가야겠다~ 그렇게 생각한다.
쫌 굳이 트러블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달까?
그 적당한 거리 때문에 완전하게 친한 사람이 없는 걸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인간관계는 늘 어려웠다.
준만큼 돌려받을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건데, 나도 모르게 내가 이 정도를 이 친구에게 해줬으니 이 친구도 그 정도는 해주겠지?라고. 그런 기브 앤 테이크 사고방식이 아직도 내게 남아있다.
전혀 나와 다른 이와도 소통할 줄 알아야 하고, 내 의견과 다른 이의 생각이 맞지 않더라도 그렇게 함께 발전해 같이 가는 거라고. 조금은 참을 때도 있고, 양보를 해야 할 때도 있고, 너그러워져야 할 때도 있는 거라고. 그래서 둥글게 둥글게 모든 이들과 다치지 않게 지나가는 거라고.
근데,
무작정 참고 싶지도 않고, 착해지고 싶지도 않다. 남들에게 해가 가지는 않지만 이기적이게 자신의 잇속을 다 채울 줄 아는 사람. 하지만 내 사람만큼은 제대로 챙길 줄 아는 사람. 마이웨이를 가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있어주는 이들에겐 달달한 초코라떼같이 대하는 내가 되고 싶다.
조금은 모나지만 하고 싶은 말 다하고 후회하지 않는 쌓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풀어버리는 그런 이기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오늘을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