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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몽블 Jun 29. 2016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넌 몇 평 살아? 넌 얼마 벌어?

핸드폰 진동이 울렸고, 회사에서 무심히 컴퓨터를 보고 있던 나는 PC로 카톡을 읽었다. 중학교를 같이 다니던 친구였는데 작년에 한 번보고 1년 동안 못 보다가 연락이 온 것이었다.


"오~ 오랜만"


오늘 뭐하냐는 친구의 말에 퇴근 후에 딱히 할 일이 없던 나는 그 친구와 약속을 잡았다. 6시 땡- 하자마자 눈치를 보고 회사를 빠져나와 친구를 보러 갔다. 친구는 오늘 외근을 나와서 회사 강의를 듣고 일찍 끝날 것 같아 연락을 했다고 했다. 우리는 조용한 근처 초밥집을 들러 초밥이랑 사시미를 주문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어제 만난 것처럼 그렇게 수다를 떨었다.


예전엔 만나기만 하면 남자 이야기였는데, 시간이 흐르니 회사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됐다. 이런 게 힘들고, 나와 안 맞는 사람 때문에 괴롭고 일은 하기 싫고. 공부할 때가 좋았다고 학생 때가 행복했다고 웃으며 옛이야기 들을 꺼냈다. 술 한잔에 사는 게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풋내 나는 어른인양 서로의 푸념을 털어냈다.


"너는 얼마 받아?"

"어? 아~ 너는?"


자연스럽게 일에서 급여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 친구랑 나는 급여가 100만 원이나 차이가 났다. 뭔가 자존심이 상했다. 나도 모르게 너는 야근도 많고 주말 출근도 있고 하니까 힘들겠네~라고 친구에게 말하곤 나는 칼 퇴근에 일도 편하니까 그런 것 같다고, 나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합리화를 했지만 액수 하나에 내가 평가되는 것 같고, 친구 앞에서 위축이 됐다. 열등감이 내 마음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면서 언제 만나도 즐겁고 좋았던 친구가 더 이상 만나기 싫어졌다.


나와 남을 자꾸 비교하면 안 되는 건데, 누구는 얼마를 받고 일하고, 몇 평에 사는지 그런 걸 묻고 나는 또 상처를 받았다. 나는 그렇게 받은 상처를 또다시 비교를 통해 회복하고자 했다. 난 그래도 이 정돈 아니잖아. 난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니니까. 남과 비교하면서. 하지만 남과 비교해서 찾은 행복은 얼마 가지 못하고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만나면 또다시 불행해졌다. 분명히 나는 만족하고 충분히 행복한데, 나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졌다.


photographer. 이진혁



"어느 날 붉은 장미는 잎사귀 사이로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눈이 부시게 흰 백합을 보게 되었죠.

장미는 희고, 아름다운 백합을 보고 신에게 빌었어요.


신이시여! 저에게 이 핏빛이 아닌 청순하고 맑은, 저 흰 백합처럼 되게 해 주소서.

기도하면 할수록 자신의 핏빛이 더 못마땅해지고, 줄기마다에 돋은 가시들이 부끄럽기 시작했어요.

백합에 대한 부러움이 커져 장미는 점점 시들해 갔어요.

그 싱그럽던 입들도, 붉던 꽃잎도 어느새 생기를 잃어 볼품이 없어졌어요.


실의에 빠진 장미에게 신은 말했어요. 너는 나의 소중한 피로 만들었단다. 네 붉은 잎은 내가 사람들을 사랑한 증표요. 줄기에 돋은 가시는 내가 고통 속에서도 사람들을 사랑한 증표란다. 넌 누구보다 내 사랑을 잘 표현하고 있단다. 이 말을 들은 장미는 더 이상 백합의 희고 맑음을 부러워하지 않았답니다. 그것은 자신에게 준 자신만의 신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을 보면, 행복의 조건 23가지가 나온다. 첫 번째가 “행복의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인데 백합은 백합이기에 더 아름답고, 장미는 붉은 잎과 가시를 가졌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백합도 붉은 장미의 모습을 보고 부러워했을 수도 있다.

안정된 일을 하고 있던 친구는 자신의 꿈을 쫒는 친구가 부러웠고, 꿈을 쫒는 친구는 안정된 직장을 가진 친구가 부러웠다는 말이 있듯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


남보다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을 보면서 열등의식에 휩싸여 한심해 하기보다는 자신이 장점을 들여다 보고 내가 가진 것에서 더 노력할 수 있기를.


욕심 때문에 남과 비교를 하는 게 아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더 나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 초점을 두기를.


계속해서 다른 이와 비교하며 비참해할지, 내가 가진 것에 행복해하며 더 발전해 갈지는 오롯이 내 선택에 달렸음을

나도 이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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