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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백수 방쿤 Jul 10. 2019

사진적 구도를 시작하는 마음가짐

균형을 추구하여 내 것으로 만들기

2019. 용산역.

보편적으로 아름답게 느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지 않다. 수평과 수직을 맞추고 왜곡을 없애 최대한 균형미 잡힌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감상자가 불편하지 않게끔' 하는 것이 균형미의 시작이다. 그러한 능력을 갖추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언제라도 내 시선의 정면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춘 후, 그러한 정면시선축을 중심축으로 둔 채 다양한 각도를 찾아서 쓰는 것이 개성이다.


구도를 잡는다, 라는 이야기를 할 때 본질적으로 구도라는 단어에 대해 파고들 필요가 있다. 사전적 정의와는 조금 다르지만, 나는 구도를 '바라보는 각도'로 정의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대상이 피사체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사진을 담아야 한다. 사진을 담기 위해서 마음 속에서 발현되는 충동이 있다. 풍경일수도, 음식일수도 있다. 무언가를 보고 '아, 찍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면 셔터를 누르고, 셔터를 눌러 사진이 담기면 그 대상은 피사체가 된다.  


사진이 좋은 점은 원관념에 대한 이해가 없이, 담기는 그 자체가 아름다우면 어느정도는 먹고 들어간다는 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시각적인 정보 자체가 보조관념으로 작동할 수도 있고, 그러한 느낌을 느끼게 된 구체적인 원관념을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어느정도는 촬영자가 느낀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다만, 내가 느꼈던 심상을 오롯이 사진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바라봤던 각도를 사진으로 동일하게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각도의 문제는 아닐 수 있겠지만, 시선축 그대로를 담아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수평/수직/왜곡부터 맞춰 둔 후 담는 것이다.


즉, 구도를 잡는다는 말은 촬영자가 느낀 심상을 이미지로 담아내어 감상자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의 시선을 올바른 각도로 담아내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모든 문장을 두 단어로 줄이면 '심상'과 '각도'다. 심상이 발현되지 않은 시선을 아무리 담아봐야 어느정도 이상의 경지에 다다르기는 힘들고, 반대로 아무리 멋진 심상을 느꼈다고 해도 내가 바라본 그대로의 각도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감상자들이 촬영자의 시선을 이해하기 힘들다.


균형을 추구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야, 균형을 깨서 개성을 얻을 수 있다. 내 심상과 사진의 구도적 일치를 얻을 수 있다면, 일상을 담아내는 모든 순간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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