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내가 좋아하는 동생이었다.
같은 회사, 같은 팀에 오래 있다 보니
총각 때부터 지금까지도 마음에 있는
이야기까지 나누는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녀석은 가끔 자신의 연애와
사랑에 관해서도 말하고는 했는데
언젠가는 같은 팀의 여성 직원분을
마음에 두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물었다.
'주말에 약속을 잡는 사이야?'
'아니요'
그러면 퇴근하고 개인 시간에 톡이라도 해?
'아니죠'
그러면?
'저한테 잘해주시더라고요
항상 저 보고 웃어주시고...
어제는 라떼를 사주셨는데
컵이 뜨겁다며 컵홀더를 해주셨어요.
'두 번이나'
그는 '두 번이나'-라고 강조하며 말했다.
'아아…. 컵홀더…. 그렇구나'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짚까지 등에 한 아름 메고 뛰어들려는
그를 나는 설득했다.
녀석이 상처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그냥 그때
마음대로 하게 둘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자신에게 잘 맞는 사람을 찾는 눈을
기를 수도 있는 건데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의 오지랖이었다.
그는 지금은 다른 회사에 다닌다.
이듬해 유치원 선생님과 결혼해서
쌍둥이 딸을 낳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