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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30. 2021

한 친구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괜찮은 척

"제 외모를 비하하는 말에 괜찮은 척했더니 트라우마가 되었나 봐요."

14세 중학생의 고민이다.

소심한 성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병을 키운 꼴이다.

괜찮은 척 허세를 부리다가 큰 일 날 수 있다.

(7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원에서 한 친구가 외모를 비하하는 심한 말을 했다.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은 것처럼 웃어주기까지 했다.

그런데 1년 가까이 계속되니까 견딜 수 없었다.

그럴듯한 핑계를 대어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다시 학원에 다녀야 하게 생겼다.

전에 그 아이들과 만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하지만 학원만 생각해도 그 일이 떠올라 괴롭다.

마주치지 않아도 학원 가는 것 자체가 불편해졌다.


사연자는 자신의 글에 오타가 많을 것 같다는 걱정도 했다.

조심스럽게 사과하는 정중함(?)까지 보였다.

참 예의 바르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지나치게 소심한 것일까.


이 사연에서 보는 것처럼 성장통은 만만치 않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사연자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아이 시절의 행동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말을 잘 듣고 모범적으로 행동하면 되는 시절이 끝나가는 것이다.

보호와 보살핌을 받던 시절이 저물어가는데 아직 의식은 변하지 않았다.

놀림을 당한 것이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데 그냥 좋게 넘기려고 했다.


1년 가까이 지속된 괴로움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의사표현을 적극 해야 하는데 그냥 괜찮은 척하고 말았다.

그렇게 하는 동안 속은 타들어가서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되었다.

이제라도 자각을 하고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가해자(?)가 못된 짓을 하도록 방치하거나 공모한 꼴이다.

물론 피해를 입은 것은 자신이니 공모했다고 하는 것은 심한 표현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아픔을 알려서 그가 그만둘 기회는 주었어야 했다.

스스로 피해자가 되는 어리석음을 알고 떨칠 줄 알아야 한다.



피해자가 있으면 가해자도 있다.

내가 피해자가 되면 누군가는 가해자가 된다.

내가 피해자가 되지 않으면 가해자도 없어진다.

나를 지키는 것이 상대한테도 유익한 일이 되는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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