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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30. 2021

살고 싶습니다

형제 갈등

"남동생이 소송을 걸어올 것 같아 두렵습니다."

한 독신여성의 사연이다.

가족이 남보다 못한 경우도 제법 많은 것 같다.

형제 갈등이 마치 철천지 원수 사이의 일인 듯하다.

(8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노부를 6년 모셨다.

아버지는 치매와 섬망 증세가 있다.

2년 전부터 병세가 악화되어 병원비가 많이 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 무렵 백수가 되었다.


올 2월에 통장 잔고가 5만 원이 되었다.

그래서 아버지 통장에서 공과금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런데 사이가 상상초월로 안 좋은 남동생이 통장을 달라고 했다.

23일에 준다고 했다가 추석 이후에 주겠다고 했더니 절도죄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두려워서 집을 구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천만 원을 빼고 통장을 택배로 보냈다.

메시지를 보냈더니 영수증도 없이 돈을 썼으니 소송을 걸겠다고 한다.

아버지 장례식에도 오지 못하게 하겠단다.

아버지를 모시는 6년 동안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던 형제들이다.


급한 대로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다.

남동생한테는 트라우마도 있고 두려워서 피하고 있다.

가족관계로 엮여있는 것 자체가 괴롭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심정이 이해된다.


지금 사연자는 동생이 소송을 걸어올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은 다른 것이 아닐까.

사연자 말대로라면 사연자가 떳떳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만약 소송이 걸리더라도 어처구니없는 판결만 아니라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만약에 아버지가 안 계시면 사연자는 형제들한테서 자유로워질까.

관계를 과감하게 끊어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연자는 자신이 간덩이가 작고 대차지도 못하다고 했다.

스스로 한계를 정해놓고 사는 것이다.


어차피 화합할 수 없는 관계라면 끊어버리는 것이 좋겠다.

무엇이 마음에 걸려서 결행을 못하는 것일까.

가족이라는 굴레가 실제로 써져 있는 것도 아니다.

생각을 바꾸면 죽고 싶을 이유도 없다.



무엇이 나를 속박하는가.

스스로 집착하지 않는데도 구속되는가.

눈을 안으로 돌리면 비로소 보일 것이다.

스스로 잡고 있는 끈을 놓아버리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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