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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01. 2021

20대 여자 동거 허락

감추기

"동거하는 사실을 엄마가 알게 될 것 같아 걱정이에요."

24세 여성의 고민이다.

엄마한테 더 숨길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당황되어 사연을 올렸다.

(9월 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동거남은 23세다.

그의 가족은 동거 사실을 알고 있다.

사귄 지 천일 가까이 되고 있다.

둘 다 지역을 떠나 서울에서 살고 있다.


엄마는 동거하는 사실을 모른다.

전에 한 번 운을 띄워본 적이 있었다.

엄마는 펄쩍 뛰며 반대했다.

일찍 결혼한 것을 후회하고 있으며 언니도 일찍 결혼했다.


동거를 하다가 아이가 생기면 결혼할 수밖에 없는데 일찍 결혼하는 것은 반대란다.

엄마의 말을 듣고 루프 시술을 했다.

시술 전에도 피임은 하고 있었다.

사연자도 일찍 결혼할 생각은 없다.


이사를 하게 되어 엄마가 동거 사실을 알게 생겼다.

화를 내며 반대하실 게 뻔한데 어찌할지 모르겠다.

아직 엄마는 이사하는 사실도 모른다.

그런데 계속 숨길 수는 없다.


사연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엄마한테 동거 사실을 숨기려 했을까.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가 아닌가.

이미 엄마도 눈치채고 있는 낌새도 있다.

솔직히 고백하고 정면으로 부딪혀야 하지 않을까.


엄마의 반대 이유도 생각해볼 만하다.

자신의 이른 결혼을 후회하고 큰 딸이 일찍 결혼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사연자는 일찍 결혼시키지 않겠다고 한다.

이런 생각이 괜찮을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딸의 선택을 좌우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엄마의 반대 이유를 납득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타협하는 사연자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부딪힐 일을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으로 덮으려 할 것인가.

왜 가슴 졸이며 살 일을 스스로 만드는가 말이다.



자신의 경험에 갇히면 소중한 사람도 가두게 된다.

좁아진 마음으로 끌어안을 수 없지 않은가.

눈치를 보며 가슴 졸이는 선택은 어리석다.

감추려 하면 심장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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