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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13. 2021

엄마에게 너무 지칩니다

과보호

"내사에 자기 위주로만 하는 엄마와 거짓 소통을 하느라 너무 지칩니다."

80이 다 된 어머니한테 아직도 간섭을 받는 딸의 호소다.

과보호가 심한 사례다.

과보호를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9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우물 안 개구리가 있다.

그에게는 우물이 세상이다.

바다가 크다고 하면 헛소리라 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너무 많은 듯하다.


사연자는 엄마의 지나친 관리 감독에 갇혀 있다.

사회적으로는 고급 인력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엄마한테는 보호가 필요한 아이일 뿐이다.

아직도 엄마의 손을 타야 한다.


반찬을 만들어놓으면 "네가 뭘 할 줄 아냐."며 많이 만들어 가져온다.

엄마가 만든 것을 먹어야 한다.

쓰레기도 뒤지기 때문에 마음대로 버리지도 못 한다.

늘 엄마가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다.


직장 생활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족의 뒷배경을 내세워야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가족사진을 사무실 책상에 놓아두어야 한다.

직장 상사한테는 선물을 꼭 챙겨야 한다고 한다.


무슨 일이 생겨서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당신이 시킨 대로 했는지 묻는다.

엄마의 지시대로 따르지 않았으면 난리가 난다.

그래서 엄마한테 사생활의 반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엄마한테 맞추어 거짓으로 소통을 하고 있다.


80세가 다 된 분이라 야멸차게 내칠 수도 없다.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고 싶다.

결혼하려 했던 남자와 엄마 때문에 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비혼 주의자가 되었다.


사연자의 엄마는 왜 과보호를 하는 것일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불안에서 나오는 행동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독선이 일으키는 근본적인 불안으로 시야가 좁아진다.


기르는 동식물도 과보호를 하면 죽는다.

사람은 과보호를 하면 괴물이 되거나 무력해진다.

다행스럽게도 사연자는 정상적인 감각을 가졌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계속 받고 있지 않은가.


권위주의, 일방성, 지시와 간섭이 과보호의 특징이다.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인 줄 전혀 모른다.

넓은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는 자식을 우물 안에 가두려고 한다.

누가 갇혀서 살고 싶겠는가.



엄마의 우물에서 나와야 한다.

엄마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나올 수는 없다.

불안해하는 엄마를 어떻게 안심시킬 것인가.

내 삶을 살아가는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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