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Sep 21. 2021

천도재 지내야 할까요

조상 모시기

"아버지의 49재 가운데 6재를 마치고 나서 스님이 천도재를 지내야 한다네요."

천도재를 제안받고 고민하는 사연이다.

조상을 모시는 풍습은 오랜 전통이다.

어떤 마음으로 조상을 모시는 것이 좋을까.

(9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시골의 작은 절에서 아버지 49재를 모시고 있다.

6재를 마치고 스님이 천도재를 제안해왔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겁이 많아 떠나지 못하고 계신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함께 가고 싶어 하신단다.


비용이 얼마나 들지 기도를 해봐야 안다고 했다.

사연자와 어머니가 스님과 함께 기도처들을 다니며 기도해야 한단다.

어머니의 증조부까지 천도재를 모셔야 한다고 했다.

과연 스님의 말씀대로 천도재를 지내야 하는지 고민되어 사연을 올렸다.


천도란 사는 곳을 옮긴다는 뜻이다.

영혼을 이사시키는 것이 천도재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겠다.

자신의 행위에 따라 좋은 세상으로도 가고 나쁜 세상으로도 간다.

자업자득이지만 후손들이 공을 들이면 조상한테 그 공덕이 미친다고 한다.


49재는 사망 후 49일 동안 지내는 장례의식이다.

7일에 한 번씩 7번 재를 지낸다.

7일에 한 번씩 망자의 혼을 불러 음식을 대접하고 설법을 한다.

이렇게 해서 망자가 더 좋은 마음으로 저세상으로 가시도록 안내하는 의식이다.


49재에서 행해지는 설법은 망자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후손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회한이 남지 않게끔 아름답게 이별하는 의식이다.

그런데 천도재가 많이 변질된 것 같다.


조상을 잘 모셔서 복을 받으려는 심리가 있다.

자기 욕심을 위해서 제사도 지내고 굿도 한다.

조상을 기리고 모시는 본래 의미에서 벗어난 행위다.

49재나 천도재의 '재(齋)'는 '나눔'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선근 공덕이란 '바르게 나눈다'는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다.

배고픈 이에게 음식을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는 것이 '재'의 의미다.

이렇게 본래의 의미를 알면 선택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마음으로 잘 보내드리는 것이 천도를 잘해드리는 것이다.



본질에서 벗어나면 혼란이 온다.

왜 조상을 모시는가.

서로 위하는 마음에서 나온 행위일 뿐이다.

욕심을 내는 순간 악마의 함정에 빠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신지체 장애인을 좋아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