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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07. 2021

혼자 있을 때 너무 우울합니다

인정 자극

"별다른 불안은 없는데 혼자 있을 때면 외롭고 우울합니다."

26세 직장인의 사연이다.

고민이 많은 것도 아니다.

혼자 있게 되면 가라앉는 마음을 어쩔 수 없다.

(10월 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직장생활이 조금 힘들기는 하다.

그렇지만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

사람을 만나고 취미 생활을 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혼자만 있게 되면 외롭고 우울하다.


너무 의존적인가 싶어 혼자 있어보려고도 했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 엄두도 낼 수 없었다.

기분이 좋다가도 혼자만 있게 되면 가라앉는다.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어떻게 밥만 먹고 사니?"라는 말이 있다.

물질적인 풍요로 행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신체적으로 결핍이 없다 해서 만족스러운 삶이 되지는 않는다.

정신적인 만족감도 행복한 삶에 중요하다.


음식으로 몸을 지탱하듯 정신을 지탱하는 자극도 필요하다.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움이 따르고 함께라는 생각일 때 안도가 된다.

다른 사람한테 인정을 받을 때 존재감을 느낀다.

이를 인정 자극이라 한다.


인정 자극은 사회생활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알맞은 정도의 인정 자극이 있어야 소속감도 느끼고 존재감도 느낀다.

인정 자극이 결핍되면 심한 외로움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

사연자의 외롭고 우울한 느낌에서 인정 자극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마다 외로움과 우울을 느낀다면 중독 상태라고 볼 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인정 자극에 중독되어 있는 셈이다.

혼자 있을 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외로움이나 우울감을 벗어나려고만 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더 느껴보려 하는 것이다.


인정 자극이 없어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연자처럼 영문도 모르고 우울해지면 엉뚱한 해결책을 찾게 된다.

중독은 다른 중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중독 자체를 알아차려야 한다.



홀로일 때 외로움을 느낀다.

물리적으로 홀로라서 느끼는 것이 아니다.

혼자 있을 때라고 해서 반드시 외롭지는 않다.

내면에 이미 세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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