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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10. 2021

표현 없는 애인

일방 관계

"표현을 하지 않는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습니다."

한 여성의 하소연이다.

일방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서운한 마음도 든다.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10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8개월째 동거 중이다.

남자가 폭력적이거나 이기적이지는 않다.

사랑한다고 해도 전혀 반응이 없다.

표현은 언제나 사연자의 몫이다.


한번 사연자가 잘못한 일이 있어 크게 싸웠다.

남자가 홧김에 "너한테 정이 1도 없어."라고 했다.

아무리 홧김에 했다고 하더라도 충격이 컸다.

표현 없는 남자친구가 서운하다.


사연자가 좋아하는 것을 냉장고에 사두곤 한다.

남자친구가 좋아해서 같이 사는지 궁금하다.

사연자도 남자친구도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내진 않았다.

그래서 이해심 깊은 여자가 되려 한다.


짝사랑 비슷해 보인다.

화답 없는 사랑이 짝사랑이다.

답 없는 생각을 짝생각이라 하자면, 사연자는 짝생각으로 고민하고 있다.

현실 검증이 안 되는 생각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어쩌면 사연자가 진실을 맞닥뜨리기 두려워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말 궁금한 것을 물어보지 못하는 것은 무언가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답이 있어서 회피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이럴 때는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수많은 생각을 일으키며 추리소설을 쓰는 것은 어리석다.

자신만 지칠 뿐이라 소득 없이 부작용만 크다.

열 번 생각하느니 한 번 물어보는 것이 낫다.

예상되는 부정적인 답안은 지우고 물어야 한다.


일방 관계는 원만하게 지속되기 어렵다.

이대로 간다면 사연자는 쓰디쓴 이별을 하게 될 것이다.

진실을 마주하려는 용기를 내지 못하면 고생만 하고 만다.

상대는 가해자가 되고 자신은 피해자가 되어 원망만 남기 쉽다.



내 마음을 어디에 묶어두고 있는가.

강하게 묶일수록 자유롭지 못하다.

집착이 괴로움의 뿌리다.

일방 관계는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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