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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21. 2021

천식인데 담배를 못 끊어요

임시방편

"천식 판정을 받았는데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40세 흡연자의 탄식이다.

흡연을 시작한 지 26년째라고 한다.

소용없는 줄 알지만 속이 후련해질까 싶어 사연을 올렸다.

(10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한 달 전에 천식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15세에 시작해서 26년 동안 피운 담배를 끊을 수가 없다.

사연을 올린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없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너무 답답해서 그냥 썼다.


사연자는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묻지 않았다.

도움을 바란다는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임시로라도 속을 풀고 싶었을 뿐이다.

이런 태도가 사연자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다.


문제가 있을 때 근원을 찾아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임시방편만 찾는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하나의 회피 수단일 뿐이다.

잠시 잊는 것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사연에서도 문제 해결의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저 호소를 할 뿐이지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희망은 없다.

구하지 않는데 얻을 수 있을까.

사연자 문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임시방편에만 의존하면 그냥 습관의 노예가 되고 만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을 때 담배로 과제를 잊어버리면 일단 마음은 편하다.

현실에서는 문제가 쌓이고 쌓여서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된다.

감당되지 않는 부담이 스트레스가 되니 담배를 더 피운다.


이런 악순환을 깨닫지 못하고 그저 잠시 잊으며 위안을 찾는 식으로만 반응한다.

점점 무기력해지고 담배에 중독되면서 몸과 마음이 다 망가진다.

정말로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면 개선의 여지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회피하고 포기해버리는 습성이 깊어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의지를 가져야 행동이 뒤따를 수 있는 법이다.

의지를 내지 않으면서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익숙한 임시방편에 의존해서는 벗어날 수 없다.

진지한 각성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우면 각성이 되곤 한다.

고통스러운데도 각성이 되지 않으면 큰일이다.

임시방편으로 고통을 피하기에 각성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중독은 진실을 가려 행복을 막는 임시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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