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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5. 2021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가요

무감정

"전 금사빠인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요."

한 여학생의 고민이다.

첫눈에 반한다거나 좋아하는 감정이 뭔지 모르겠단다.

사연자는 과연 감정이 없는 것일까.

(11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3년간 짝사랑한 남학생이 있다.

친해지지 못한 채 학교가 달라졌다.

새로운 학교에서 처음 본 남자애한테 호감을 느꼈다.

자신이 금방 사랑에 빠지는 타입인 듯하다.


그런데 좋아해도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다.

좋아하면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데 그렇지 않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 모르겠다.

지금 갖게 된 이 마음이 좋아하는 감정이었으면 좋겠다.


사연자는 감정을 못 느낀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있다고 해서 꼭 두근거린다는 법은 없다.

또한 좋아해도 다른 것들이 눈에 보일 수 있다.

잘못된 개념으로 자신의 감정 경험을 오해한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감정을 느끼는데 방해가 된다.

감정을 느끼기도 전에 머리를 쓰기 때문에 충분히 느길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상담 분야에서는 생각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감정을 억압하거나 회피하는데 생각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사연자는 좋아하는 감정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좋아하는 사람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는.

호감이 가는 대상이 있는데 가슴이 뛰지 않으니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여기고 있다.

감정에 따른 신체 반응은 개인차가 크다.


사연자는 감정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해석을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선입견의 영향으로 느낌을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호감이 있지 않은가.

잔잔하더라도 그것이 좋아하는 감정이다.


생각을 내려놓고 호흡과 신체 반응에 주목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생각으로 빠져버리면 감정을 느끼고 알기 어렵다.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마음을 알 수 있다.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오히려 방해만 된다.



그릇된 개념이 오해를 부른다.

해석을 잘못해서 감정을 놓치고 만다.

이미 가진 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구하는 꼴이다.

관심을 가지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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