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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0. 2021

진로가 정말 고민이어서 글 올려요

정해진 답

"공부를 정말 못하고 하기 싫어하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중학교 2학년 학생의 고민이다.

이미 스스로 정해놓은 답이 있다.

그러면서 왜 묻는 것일까?

(11월 1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1학기 기말고사, 중간고사, 수행평가 통틀어서 A가 하나도 없다.

앞으로의 성적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공부를 못하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못하기도 하지만 공부에는 재능이 없어 공부를 싫어한다.


하고 싶은 것은 많다.

케이팝이나 미술 쪽으로 관심이 있다.

지금 시작하면 늦은 게 아닌가 고민된다.

공부를 못하고 싫어하는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사연자는 이미 스스로 정한 답을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답이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공부는 하기 싫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답을 구하는 것일까.


"제게는 어떤 답도 없어요." 하면서 답을 달라는 소리다.

이런 모순을 자각하고 있을까.

만약 모순인 줄 안다면 질문을 다르게 할 것이다.

"공부를 잘하거나 싫어하지 않게 할 방법이 있나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순환논리에 빠져서 끝없이 헤매곤 한다.

공부를 싫어해서 안 하니까 공부를 못한다.

공부를 못하니까 공부에는 재능이 없는 것이다.

재능이 없으니 공부를 못하고 하기도 싫다.


마치 달걀에서 닭이 태어나고 닭이 달걀을 낳는 것처럼 끝없이 순환된다.

'싫어하니까 안 하고 못한다.'는 생각과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결합되어 순환된다.

이렇게 탄탄하게 굳은 구조가 깨지지 않고 있다.

이 순환구조 속에서는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할 수 없다는 답밖에 나오지 않는다.



싫어해서 안 한다.

안 하니까 못한다.

못하니까 싫다.

끝없이 꼬리를 무는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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