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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19. 2021

가스 라이팅 관련 질문

소심함

"부모님이 제 말을 너무 가볍게 듣는 것 같아 답답해요."

한 청소년의 하소연이다.

감정표현을 했을 때 예상되는 부모님의 반응이 두렵다.

좋은 표현방법을 알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11월 1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부모님과 사이가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속상하다고 하면 "너무 예민해서 그래."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장난인데 왜 그러냐?"는 말이 가스 라이팅이 된다.

정말 힘들어서 말해도 부모님은 귀담아듣지 않는다.


사연자는 이제 부모님한테 솔직하게 말하기도 어렵다.

돌아오는 말이 뻔하기 때문이다.

너무 예민하다는 평가와 충고가 돌아온다.

어떻게 표현해야 부모님이 사연자의 심정을 알아줄까.


사연자는 표현을 어떻게 했을까.

짜증을 내면서 감정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 정색을 하고 진지하게 말했는데도 부모님이 가볍게 받았다면 부모의 문제다.

심각성을 알지 못하고 어리광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자녀가 표현하는 마음의 크기와 부모가 느끼는 무게가 다를 수 있다.

심각하게 말하는데 가벼이 들을 수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사연자의 경우에는 부모가 자녀를 대충 알고 있는 것 같다.

진심 어린 표현을 그냥 어리광 정도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소심한 사연자는 정색을 하고 정식으로 말하지 못한다.

오히려 표현을 안 하고 마음을 숨기는 쪽으로 가게 되기 쉽다.

그러면 부모와 자녀 사이는 점점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감정을 표현할 때는 상대가 알 수 있게끔 찰떡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

듣는 쪽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심정을 정확하게 알려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들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이 이렇게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진지하게 표현할 때 습관적으로 하면 안 된다.

정색을 하고 눈을 마주 보며 또렷하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말끝을 얼버무리거나 짜증을 내는 방식은 곤란하다.

대충 말해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그저 투정일 뿐이다.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 본다.

상대를 바로 보면서 분명히 말한다.

정중하면서도 단호하게 상대의 반응을 요구한다.

이것이 소심함을 넘어서는 표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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