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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7. 2021

사회성이 떨어진다?

헛고생

"보육교사인데 원장의 갑질을 당하고 있어요."

한 보육교사의 고통스러운 호소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오히려 갑질을 당한다.

보복이 두려워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11월 2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보육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한다.

아이들을 잘 돌본다.

학부모들과 사이도 좋다.

행정 업무도 잘 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원장이 갑질을 한다.

이 업계의 특성 때문에 그만둘 수도 없다.

동료들은 사연자의 억울함에 나서 주지 못한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그러다가 한 번 지시를 거부한 후로 냉대를 받는다.

지금은 원장의 눈치를 보면서 다니고 있다.


원장들 사이에 강력한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

원을 옮기기만 해도 찍힌다.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이 크다.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다.


사연자는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장한테 만만하게 보여 갑질을 당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불만이 있어도 요령껏 적응하고 있다.

사연자가 사회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사회성이란 사회생활에 필요한 대인 감수성을 뜻한다.

다른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기 위한 안목과 대응력이다.

어느 정도로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

사연자는 시키는 대로 다 하는 바람에 갑질의 표적이 되었다.


눈치껏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

하지만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환경에서 성실함은 헛고생이 되기 쉽다.

잘잘못을 가리자면 사연자의 허물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저항과 순응 사이의 명확한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지금처럼 눈치를 보면서 고민할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부당함에는 타협하지 않는 것이 정당한 저항이다.

남들처럼 적당하게 원장의 비위를 맞추며 요령껏 하는 것이 순응이다.

저항하면서 인정을 받거나 순응하면서 떳떳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부당한 갑질을 어떻게 할 것인가.

순응하면 노예처럼 행동해야 한다.

저항하면 갈등과 시련에 빠진다.

떳떳하게 살려면 안목과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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