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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02. 2021

죽고 싶은데 꼭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치우친 생각

"다른 사람들이 마음 아파할까 봐 죽지 못하는 것 말고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아주 짤막한 고민 사연이다.

완전히 치우친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생각을 굳혀 놓고 나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12월 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다짜고짜 죽고 싶다고 했다.

그냥 쉬고 싶고 그만두고 싶단다.

이렇게 저렇게 죽을 궁리를 한다.

그런데 죽지 못한다.


죽으면 주변 사람들이 죄책감을 가질 것이기에 못 죽는단다.

그것 말고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마지막 질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였다.

이미 스스로 답을 정해놓지 않았는가.


죽고 싶다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살고 싶은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다.

죽고 싶은 마음을 합리화하기 위함이다.

형태는 질문이지만 내용은 결정이다.


살아야 할 이유가 아니라 살고 싶은 이유를 찾으라 권하고 싶다.

사연자가 죽고 싶다고 한 이유는 다 끝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다 놓고 그냥 쉬고 끝내고자 죽으려 한다는 것이다.

죽으면 힘든 것 괴로운 것이 다 끝나리라고 생각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죽으면 주변 사람들이 죄책감으로 힘들어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죽음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알까.


자신이 치우친 생각에 빠져 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생각이 이미 기울어져 있음을 알게 되면 어떨까.

죽음에 대해서는 '죽고 싶다'는 욕망을 내세운다.

삶에 대해서는 '살아야 하는 이유'라는 당위성을 찾는다.


살고자 하는 욕망을 왜 버리려 하는가.

원하는 대로 살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해보지도 않고 자신을 잃는 것은 왜일까.

'잘해야 한다'는 비합리적인 기대치를 갖기 때문이다.



결국 죽고 싶다는 욕망은 비겁하게 도망치는 심리다.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숨어버리는 것이다.

극단으로 숨는 방법은 스스로 삶을 마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진정한 안식을 얻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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