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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06. 2021

진지하고 진솔하게 상담해주세요

넘겨짚기

"엄마는 왜 나를 나쁜 사람 만들려고 할까요?"

엄마와 갈등하는 30대 남자의 하소연이다.

독립하지 못하고 엄마랑 같이 산다.

자꾸 부딪혀서 엄마를 피하고 싶다.

(12월 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차를 몰고 가는데 옆에서 오토바이가 빵빵댔다.

신경 쓰지 않고 그냥 가는데 엄마가 뭐라 하신다.

"넌 왜 가만히 있냐?"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왜 그러실까 싶다.


엄마하고는 자꾸 대립하게 된다.

상대가 뭐라 하면 나도 꼭 맞서서 싸워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는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 하는 것 같다.

엄마를 이해할 수 없다.


사연자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갈등을 피하는 온순한 성격으로 보인다.

반면에 사연자의 어머니는 바로 처리해야 하는 급한 성격 같다.

30이 넘도록 독립하지 못한 아들이 못마땅할 것이다.

서로 불만스럽게 상대를 보고 있기에 충돌이 잦다.


문제는 넘겨짚기다.

그렇지 않아도 못마땅한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상대의 언행을 넘겨짚어 단정해 버리는 것이다.

앞에서 든 사례에서도 엄마가 한 말을 질책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사연자가 짐작한 그대로 엄마의 의도가 질책이나 비난이었을까.


어쩌면 걱정이 더 앞섰을 수도 있다.

오토바이 경적을 듣고 사태를 파악해서 대응하려는 반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아무 반응이 없는 아들에게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급한 마음에 조금은 불친절하게 튀어나온 말이 아들에게는 질책으로 들렸다.


이런 방식으로 모자가 충돌하는 것 같다.

선입견이 부딪히는 것이다.

조금만 차분하게 대응해도 충돌을 피할 수 있다.

서로 본심을 확인하는 절차만 더해도 오해를 풀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익숙해서 넘겨짚을 때 오해가 생긴다.

오해로 인한 갈등은 오해를 풀면 해결된다.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는 방법만 알더라도 갈등 해결은 쉽다.

넘겨짚어서 알았다고 착각하는 경솔함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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