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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24. 2021

수시 6떨 했어요

실패의 충격

"주변 친구들은 서울대 연고대 붙는데 전 수시 6떨 했어요."

한 수험생의 탄식이다.

어머니와 함께 울고 있다.

자신이 한심해서 죽을 것만 같다.

(12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방심한 것은 아니다.

열심히 살았다.

중학교 때는 전교회장도 했다.

외고에서 성실하게 공부했다.


입시 전략을 수시 위주로 준비했다.

그런데 수시에 다 떨어진 것이다.

정시에서 예상보다 낮은 대학을 지원해야 할 것 같다.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도 불편하다.


사연자는 입시가 너무 쓰다고 했다.

아마 인생에서 처음으로 쓴 맛을 제대로 본 듯싶다.

엄마도 옆에서 울고 있다고 한다.

사연자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 보인다.


대학입시란 무엇인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관문일까.

이제 사연자는 쓰디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인가.

물론 충격을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수시에서 모두 떨어진 것이 반드시 재앙은 아니다.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실망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입시 결과가 인생 결과는 아니다.

그저 장벽에 부딪힌 것일 뿐이다.


실패의 충격은 한순간이다.

실패한 후 나아갈 길은 쭈욱 뻗어 있다.

한 순간 쓰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쓴맛을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했을 때 정신을 차리고 오히려 눈을 부릅떠야 한다.


계획대로 되는 인생이 달콤할지 모른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삶이 쓰라릴 수도 있다.

하지만 행복과 성패는 같지 않다.

성공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쓰라린 실패가 평생 보약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달콤한 성공이 방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공과 실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알아차림이다.

쓴맛도 단맛도 알아차려야 한다.



열심히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뜻대로 다 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다.

실패는 멈추고 돌아볼 기회다.

실패가 많을수록 단단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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