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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Dec 30. 2021

학교 선생님들한테 받는 상처

헛수고

"생기부를 위해 잠도 못 자며 노력한 것을 선생님이 무시하고 조롱해서 상처를 입었어요."

한 청소년의 분노에 찬 고민 사연이다.

생기부 작성 시즌이라 시험 마치고 4일 동안 노력했다.

잠도 못 자면서 애썼는데 헛수고가 되었다.

(12월 30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시험이 끝났는데 놀지 않았다.

생기부를 위해 전과목 보고서를 쓰고 독서록을 20권 이상 썼다.

그런데 선생님이 체육 과목에 무슨 독서록이냐며 올려주지 않겠단다.

심지어 보고서를 구겨서 받았다.


사연자는 선생님의 반응을 희대의 망언이라 표현했다.

다른 선생님들한테 놀리듯 공개해서 망신을 주었다고도 했다.

평소에 문제아도 아니고 성실하게 생활했기에 더 억울하다.

형평성에 어긋나서 해줄 수 없다고 했다면 덜 억울했겠다고도 표현했다.


선생님의 반응을 '갑질'이라고 본 사연자의 관점은 합당할까.

왜 교사와 학생을 갑을관계로 보았을까 의문스럽다.

사연자한테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노력을 하더라도 알맞은 방향을 잡아야 그 노력이 쓸모 있지 않는가.


4일 동안 잠도 자지 않으면서 애쓴 것은 사연자의 사정이다.

그렇게 수고했다고 해서 반드시 누군가 알아주어야 하는가.

물론 선생님이 수고를 알아주면서 친절하게 말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연자의 생각은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논술식 시험문제에 답을 길게 쓴다고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니다.

짧게 쓰더라도 핵심 개념이 포함되어야 점수를 받는다.

아무리 길게 써도 답과 무관한 내용이라면 점수를 얻을 수 없다.

혼자서 마음대로 공을 들이고 그것을 알아주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억지다.


이 사연에서 선생님들한테 상처를 받았다면 그것은 사연자의 피해의식이 원인이라 하겠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결함이다.

상대방까지 탓하며 원망하게 되면 설상가상이다.

스스로 자신을 상처 내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치유할 수 있다.



무엇이 마음에 상처를 주는가.

상처를 입게 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남을 탓한다고 해서 자신의 허물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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