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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16. 2022

오래전 잘못을 사과하고 싶어요

마음의 짐

"오래전 잘못을 사과하려는데 오히려 두려움을 줄까 봐 망설여집니다."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고 싶은 사연이다.

오래전 했던 행동이 두고두고 후회되었다.

마침 연락처를 알게 되어 사과할 기회를 얻었으나 망설여진다.

(1월 1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7, 8년 전 중학교 1학년 무렵에 두세 살 어린 친구한테 상처를 주었다.

그 후 연락이 끊어져서 사과를 하지 못했다.

내 잘못으로 누군가를 힘들게 했다는 것이 괴로웠다.

두고두고 마음에 짐이 되었는데 그의 인스타를 알게 되었다.


진심을 다해서 사과를 하고 싶다.

그런데 그가 더 두려워할까 봐 망설여진다.

오래전 일을 지금 와서 사과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몰라 사연을 올렸다.


사과를 하면 된다.

사과에는 공소시효나 유통기한이 없다.

물론 가장 효과적인 시간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빠를수록 좋을지 모른다.


빠른 사과는 원망이나 미움이 커지기 전에 마음의 방향을 돌릴 수 있어서 좋다.

상대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에서 사과를 한다면 받아들여질 확률이 더 높아서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마음의 결정을 확고하게 해 버린 다음에는 사과의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사과는 리모델링과 같을 것이다.


상처는 아물기 마련이다.

흉터가 남을 수도 있고 말끔하게 나을 수도 있다.

사연자한테 마음의 짐이 되었던 사건은 그에게 어떤 작용을 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사과하는 것은 오로지 사연자 자신의 몫이다.


진심을 다해서 솔직한 사과를 하고 나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맞다.

만약 깔끔하게 나아버린 상처라면 별 일 아닌 것으로 털어버리며 좋은 인연이 될 것이다.

깊은 상처를 남겼다면 사과가 치유에 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 좋은 일이다.

오히려 더 두려움을 줄까 봐 망설이는 것은 괴로움을 연장시키는 어리석음이다.



내가 남을 어쩔 수 없다.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할 수 있을 뿐이다.

아쉽게도 치유는 상대의 영역이다.

사과가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상대방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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