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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28. 2022

결혼 인연

몽상

"결혼 인연이란 느낌은 확실한데 마음을 정하지 않고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 여성의 질문이다.

사실과 공상의 구분이 애매한 사연이다.

마치 추상화를 보는 듯하다.

(1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첫눈에 운명적인 만남이라 느꼈다.

서로 운명적인 이끌림을 느낀 것이 확실하다.

일반 연애 대상한테 느끼는 느낌과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확실한 표현은 없었다.


몸이 멀어지게 되어 궁금해졌다.

남자들은 결혼 인연이라 느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지 기혼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 사연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공상하듯 몽상처럼 표현된 사연이라 응답하기 막연하다.


첫 만남에 운명적인 만남임을 느꼈다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반려자는 느낌부터 다르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사실상 이는 인지부조화의 결과이기 쉽다.

자신의 느낌을 착각하는 현상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이 확실한 결과가 있으면 느낌을 왜곡해서라도 일관성을 가지려 한다.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는 대상한테 운명적인 이끌림을 느꼈다면 금상첨화 아닌가.

실제로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음은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다.


인지부조화는 모순적인 상황에서 발생한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정신적인 갈등에 빠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왜곡해서 모순을 해결한다.

그래서 지난 고생이나 아픔은 거의 대부분 아름답게 미화된다.


사연자는 운명적인 만남을 느꼈다고 했다.

상대의 반응을 모두 운명적인 느낌을 나타내는 반응으로 해석했다.

그런데 구체적이고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아마도 인지부조화를 해소하려는 몽상일 것이다.



꿈은 꿈일 뿐이다.

꿈을 그대로 현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생생하게 현실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몽상에 빠진 채 진정 행복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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