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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8. 2022

가정폭력 후유증인가요

후유증

"점점 제 안에 무언가 죽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고2 여학생의 고민이다.

감정이 폭발하는 엄마한테 맞은 후유증으로 멍 때리는 시간이 늘어간다.

우울감과 회의감에 빠지는 자신이 싫다.

(2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엄마의 폭력이 시작되었다.

감정을 조절해주는 약을 드시지 않으면 심하게 때린다.

최대한 아픈 척을 하며 잘못했다고 빌어야 간신히 진정된다.

그래도 성실하고 똑똑하고 착하게 보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관심도 많이 보이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이제 폭력은 당하지 않겠다고 안심했다.

그런데 작년 11월에 어이없는 일로 맞은 다음부터 마음이 삐뚤어지는 것을 느낀다.

엄마와 했던 약속을 엄마가 일방적으로 취소해서 조목조목 따졌더니 쇠몽둥이로 심하게 맞았다.

온몸에 피멍이 들어서 움직일 때마다 아팠다.


아빠는 가정폭력이라는 것을 아신다면서도 그냥 참으라 하신다.

아빠가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는 것이 느껴져서 암담하다.

전에는 잘 보이려 했지만 이제는 분노와 허무감이 앞선다.

자꾸 멍 때리며 우울감과 회의에 빠져드는데 대책을 알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엄마의 성격장애로 달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

아빠는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다.

이제 딸은 사람이 두려워지고 자신이 싫어지고 있다.

폭력 후유증으로 갓 피어나는 청춘이 시들고 있다.


사연자의 엄마가 제정신일 때는 보통 엄마처럼 사랑과 관심을 준다.

감정선이 건드려지는 순간 눈이 뒤집히며 폭력을 쓴다.

무슨 일로 그리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폭력의 후유증은 심각하다.

엄마의 치료가 시급하고 중요하다.


그냥 약을 먹는다고 해서 나을 거라는 기대는 너무 안이하다.

정신을 차렸을 때 자신이 저지른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을 어쩌지 못해 자식한테 해코지를 하는 것은 끔찍하지 않은가.

이대로 가면 사연자의 삶도 심하게 비틀어지고 만다.


.


제정신을 잃고 휘두르는 폭력은 거칠다.

강제로라도 멈추어야 한다.

폭력의 후유증도 회복하기 어렵다.

제정신을 평소에 꼭 붙잡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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