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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07. 2022

제가 이상한 건가요

반발심

"왜 언니한테만 이런 소리를 듣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3학년이 된 여대생의 고민이다.

언니의 잔소리에 반발심이 든다.

납득되지 않는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할까.

(2월 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상대의 상태를 살펴서 배려하며 말한다.

그런데 언니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부모님까지도 좌지우지한다.

어릴 때부터 언니한테 잔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아침에 잠을 깨자마자 언니가 부모님과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

자매한테 줄 세뱃돈을 친척 동생들한테 주고 사연자한테는 언니가 주겠단다.

친척들과 사이가 좋아서 언니가 동생들을 살피는 마음은 수긍이 되었다.

하지만 먼저 의논하고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저녁때 입을 열었다.

그냥 평상시 말투로 "나오 먼저 의논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언니는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아침에 부모님과 통화한 세뱃돈 관련 이야기라고 했다.


언니는 "너 그걸 왜 이제야 얘기하냐? 소름 끼친다."라며 정색을 했다.

이어서 밖에 나가서도 그러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평소에도 주어 없이 말한다거나 분명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곤 했었다.

하지만 언니 자신도 가끔 그렇게 하면서 일방적으로 동생을 나무란다.


사연자가 언니보다 내성적이기는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과 친한 관계를 맺고 있다.

언니 말대로 사연자가 이상한 거라면 사연자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유독 언니한테만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


사연자는 이제 대학 3학년이다.

스스로 적은 나이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도 언니한테 잔소리를 들어야 하나 고민이 되어 글을 올렸다.

자신이 이상한 건지 언니가 심한 건지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다.


언니 하고는 십 년 이상 지속되어온 관계 방식이 있다.

언니는 가르치고 동생은 따르는 방식이다.

이제 상황이 변했는데도 이미 굳어진 방식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사연자가 정말 성숙했다면 이제부터는 관계 방식을 바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2살과 5살의 능력 차이는 엄청나다.

12살과 15살이 되면 차이는 많이 줄어든다.

22살과 25살이 되면 차이는 거의 사라진다.

같은 3살 차이라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이의 의미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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