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피해
"엄마가 술을 끊지 못하고 저한테 화풀이를 하세요."
27세 딸의 안타까운 사연이다.
답답한 마음에 사연을 올렸다.
이런 사연을 상담으로는 어떻게 다룰 수 있을까.
(3월 9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엄마는 마음에 상처가 깊다.
들어드리고 안아드리려 했다.
하지만 솔을 끊지 못하신다.
정신과 치료도 종교도 소용없었다.
가끔은 엄마한테 가스 라이팅을 당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엄마의 상처가 사연자 자신 탓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술에 취하면 화풀이를 사연자한테 하신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싶어 사연을 올렸다.
자신의 문제가 아닌 일로 상담을 할 수는 없다.
기껏해야 자문을 해줄 수 있을 뿐이다.
상담으로는 사연자가 엄마를 어떻게 해보려 하는 식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의 일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연자가 엄마를 보고 있는 관점은 괜찮을까.
엄마 마음의 상처들을 사연자가 보듬어줄 수 있을까.
해보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동정하는 마음으로 했을 때 나타나는 한계일 수도 있다.
엄마한테 엄마 역할을 할 기회를 드리는 것은 어떨까.
엄마한테 "내 잘못으로 엄마가 힘든 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요."라고 말해보면 어떨까.
착한 마음만 가지고는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어렵다.
엄마의 알코올 중독과 화풀이는 비상사태라고 볼 수 있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엄마를 동정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보다 솔직한 것이 더 낫다.
엄마의 화풀이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지는지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의 문제는 딸이 어떻게 해주어서 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엄마 스스로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동정하는 마음은 상대방을 비참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상대의 나약함보다는 건강함과 소통하려는 것이 더 좋다.
딸이 엄마한테 부탁하고 호소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엄마가 딸을 생각할 수 있게끔 엄마의 모성을 깨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누가 대신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다.
가족이라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