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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16. 2019

장애를 디딤돌로

긍정 사고의 힘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보왕삼매론 세 번째 구절이다.

공부를 하는데 잡념이 하나도 없이 집중이 잘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니 이 무슨 소리일까?

이 또한 역경을 대하는 태도를 말하고 있는 가르침이다.



고민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신경을 쓰다 보면 골치가 아파진다.

몇 날 며칠을 붙들고 늘어져도 답이 보이지 않으면 머리가 터지는 듯한 고통마저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보통 골치 아픈 문제는 피하거나 풀기를 포기해 버리고 만다.

그런데 간혹 독종이 있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진 끝에 해답을 발견한다.

이렇게 찾은 해답은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치곤 한다.


문제를 풀려고 고민하면서 집중되는 에너지는 상식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불교에서 참선의 수단으로 쓰는 화두라는 것은 의심 덩어리를 뜻한다.

길이 나지 않는 산속에서 수풀을 헤치고 개울을 건너고 험난한 비탈길을 기어서 가듯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가 화두이다.

그냥 생각을 깊이 한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 충실하게 따른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는 더욱 아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골치 아픈 방법으로 공부를 할까?


장애가 없으면 고민도 없다.

고민이 없으면 절실함도 희미해진다.

절실함이 없으면 마음은 온갖 것으로 향한다.

쉽게 얻으니 이것저것 다 얻으려 하지 않겠는가.

결국 마음은 한없이 펼쳐지기만 하고 구심점이 사라지고 만다.

이를 일러 '배우는 것이 넘친다.'라고 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꼭 알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행동으로 일상이 채워지면 마음은 생기를 잃는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기분은 어떤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아차려야 생생하다.

그런데 배우는 것이 넘쳐서 온갖 것에 마음을 쓰면 지금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을 놓치고 만다.


가만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고 한 시간만 있어보라.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편할 것만 같지만, 막상 해 보면 너무나 힘들다.

다리도 저리고 온몸이 뒤틀리고 온갖 생각이 일어나면서 마음은 격랑에 휩싸인다.

너무나 고통스럽다 보니 빨리 예정된 시간이 되어서 마음껏 움직일 수 있게 되기를 절실하게 바란다.

절을 하거나 달리기를 하거나 일을 하더라도 같은 행동을 지속해서 하면 마음은 곧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도 지속하면 고통스러워진다.

고통이 느껴지면 고통을 끝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된다.


고민의 가치는 마음을 내는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장애를 피하는 마음을 내면 고민은 마이너스 가치를 가진다.

고민이 스트레스로 쌓여 병이 되거나 기분이 나빠져서 과민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장애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자 집중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느는 것처럼 장애 속에서 힘이 붙는다.

이렇게 길러진 힘으로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으니 고민은 플러스의 가치를 가진다고 하겠다.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는다는 말은 전혀 이상하거나 특별한 말이 아니다.

해탈은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을 뜻하는데, 장애를 두려워해서 피한다면 마음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만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이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여서 풀고자 하는 마음을 낸다면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지레 겁을 먹고 피하지 말고 자신을 믿으며 장애 속으로 뛰어드는 용기를 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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