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
"작품을 보고 울고 흐느끼고 난 다음에 기분이 좋은 이유가 뭐죠?"
감정의 원리가 궁금하다는 사연이다.
마음이 정화되면 개운해진다.
슬픔과 정화는 관계가 있을까.
(7월 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슬픈 작품을 좋아한다.
일부러 찾아서 본다.
작품을 보며 울고 나면 마음이 개운해진다.
카타르시스의 원리가 궁금하다.
나름 생각해 보았다.
평소에 감정을 억압해서일까.
실제로 슬프더라도 카타르시스가 일어날까.
왜 슬프고 가슴 아픈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질까.
사연자는 정화(카타르시스)의 원리가 궁금하다고 했다.
정화란 마음이 깨끗해지는 현상이다.
묵은 때를 벗겨냈을 때 깨끗해진다.
마음에도 묵은 때가 낀다.
인간의 정신활동은 감각을 재료로 한다.
지각하고 사고하고 판단하는데 감각적인 자극이 기본 자료가 된다.
그런데 이 자극이란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사실상 정신은 자극을 처리하느라 과로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쉼이 필요하다.
피로가 쌓였을 때 충분히 쉬면 회복된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상을 떠나 정신활동을 쉬어줄 때 마음이 다시 신선해진다.
작품을 보며 슬픔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면 이것이 쉼이 된다.
먼지와 때가 벗겨진 것처럼 상쾌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실제로 슬프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슬픔에 압도되어 마음이 상할 염려가 있다.
슬픔 자체가 정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머무르는 가운데 바쁘게 돌아가던 정신활동이 잠시 멈추는 것이다.
평소에 회피하거나 억누르느라 소모되던 에너지가 이 순간에 재충전된다.
생각을 쉬기 때문에 정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활동과 휴식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활동만 계속되면 지친다.
휴식만 계속되면 심심하다.
조화와 균형 속에서 살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