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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11. 2022

3년 전 왕따 시킨 애들을 처벌하긴 어렵죠?

피해의식

"14살에 왕따로 전학도 가고 했는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괴롭습니다."

피해의식에 갇혀 있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한 생각에 사로잡히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9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3년 전에 왕따를 당했다.

별명으로 놀림을 받아 전교 왕따가 되었다.

학폭위는 열리지 않고 그냥 사과를 듣고 끝냈다.

견디지 못하고 전학을 갔다.


전학 간 곳에서도 별명이 퍼져서 모두가 놀렸다.

내가 가는 곳마다 별명을 알려서 놀리게 한다.

지금 17살인데 아직도 시달리고 있다.

그들을 처벌할 수는 없는지 궁금하다.


사연자는 피해망상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다.

악의적인 별명을 퍼뜨려 놀림을 받게끔 한다는 생각에 시달린다.

이상한 생각이라는 판단조차 못하고 있다.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을 낳는다.

의심을 쫓아가다 보면 의심에 갇혀 헤어 나올 수 없다.

눈뜨고 악몽에 시달리는 꼴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멈춤이다.


생각을 멈추면 비로소 생각이 보일 수 있다.

얼마나 이상한 생각인지 알아차리면 벗어날 수 있다.

일단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상담에서는 '관념 봉쇄'라는 기법이 있다.


내담자가 생각의 홍수에 빠졌을 때 상담자는 큰 소리를 내서 내담자를 놀라게 한다.

책상을 세게 내리치는 방법으로 일단 생각의 흐름을 끊는 것이다.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식으로 진행한다.

내담자 스스로 생각이 끝없이 이어질 때 일단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익히도록 한다.


관념 봉쇄라는 기법으로 일단 생각 밖으로 나와 자신의 생각을 돌아본다.

일단 자신의 생각이 객관적으로 보이게 되면 피해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관념을 봉쇄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숨을 억지로 멈추고 견디는 것이다.

숨이 멈추면 생각도 멈출 수 있다.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 멈출 수 없을 때 숨을 멈추어 본다.

숨을 쉬지 않고 참다 보면 생각을 계속할 수 없어진다.

다시 숨을 고르면서 자신의 생각을 한걸음 떨어져 바라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생각을 멈출 줄 알아야 생각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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